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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오렌지상 신인작가상 후보 오른 문나미씨… 英 신문서 인생·작품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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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오렌지상 신인작가상 후보 오른 문나미씨… 英 신문서 인생·작품 조명

입력
2009.04.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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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권위의 영국문학상 '오렌지상'의 신인작가상 후보에 오른 재미동포 문나미(41ㆍ사진)씨의 기구한 인생 역정이 7일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소개됐다.

오렌지상은 영어로 쓰인 전세계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문학상이다. 문씨는 데뷔소설 '마일즈 프롬 노웨어(Miles from Nowhere)'로 후보에 올랐다.

이 신문은 어릴 때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후 13세에 가출, 돈을 벌기 위해 화장품 방문판매원, 웨이트리스, 보도 사진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 주목받는 소설가가 된 문씨의 인생 여정과 작품 세계를 상세히 조명했다.

문씨의 인생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그의 데뷔작이자 오렌지상 후보작인 '마일즈 프롬 노웨어(Miles from Nowhere)'의 주인공 준은 뉴욕 브롱크스로 이민 온 한국인으로 13세때 가출해 가난과 약물 중독에 찌든 채 비참한 인생을 사는데, 주인공 준은 작가 문씨를 쏙 빼닮았다.

문씨 역시 아버지와의 불화 등으로 13살 때 가출, 길거리와 버스 정류장, 공원 벤치, 폐건물 등을 전전하며 살았고 이 과정에서 하층 생활을 경험했다. 문씨는 이것이 작가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5세 때 칵테일 바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동안 겪은 굴욕적인 사건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당시 칵테일바에 있던 두 남성은 "원과 접하지만 그 원을 가로지르지는 않는 선을 뭐라 하는지 아니?"라며 수학 질문을 던졌고 중학교 1년 중퇴 실력인 문씨는 아무런 답변을 할 수가 없었다.

문 씨는 "당시 두 남성 중 한 명은 '수학을 잘하는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답을 알 것이다', 다른 한명은 '웨이트리스이기 때문에 모를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내기를 했었고 이것이 나를 자극시켰다"고 말했다.

문씨는 이 굴욕을 계기로 공부에 집중, 버클리대에 진학해 영문학을 전공했다. 문씨는"나는 소수자였고,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며 대학시절을 회상했다.

문씨의 이번 작품은 미국의 유명 출판업자 바니 로셋의 눈에 띄게 돼, 올 1월 출판됐다.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등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문씨는 창작강의를 맡으며 두 번째 소설을 집필 중이다.

이번 오렌지상 신인 작가상의 최종 후보에는 문씨를 비롯해 프랜시스 캐이, 앤 와이즈가버 등 3명이 올랐고, 최종 수상자는 6월 3일 결정된다. 수상자는 1만 파운드(약 1941만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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