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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접는 F-22 전투기 … 미국 국방부 "재래식 전투 힘 못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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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접는 F-22 전투기 … 미국 국방부 "재래식 전투 힘 못써"

입력
2009.04.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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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F-22 랩터 전투기 구매 사업을 중단한다. 첨단 기술의 결정체로 불리는 이 전투기가 정작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같은 재래식 전투에서는 효용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방부는 대신 대 테러전 같은 미래의 단기 비재래식 전투에서 미군의 대응 능력을 높여주는 감시, 첩보, 통신 프로그램에 예산을 증액키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6일 5,34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2010 회계연도 국방 예산안을 발표했다. 2009 회계연도의 5,130억달러보다 4.1% 증액됐지만 삭감된 분야도 적지 않다. 우선 록히드 마틴사가 제작하는 F-22 랩터 전투기의 추가 구매가 중단된다.

WP는 "F-22 랩터 전투기는 초음속 등 첨단 기능을 갖춰 영화에서 꿈의 전투기로 등장하지만 아프간 등에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길거리 폭발물을 타격하는 데는 부적합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대당 가격이 무려 1억4,000만달러(약 1,800억원)에 이르는 것도 구매 중단의 배경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F-22 랩터 전투기는 미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미국이 구매를 중단키로 하면서 추가 생산도 불투명해졌다.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관련 예산도 100억달러에서 80억달러로 줄어들고, 150억달러 규모의 신형 구조용 헬기 프로그램도 폐기된다. 게이츠 장관은 "이들 무기나 프로그램은 냉전시대에 정교한 첨단 기술을 갖춘 적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또"단기 비재래식 전쟁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해 무인 항공기 구매를 확대하고 정보와 통신 관련 프로그램 예산을 늘리겠다"며 "이번 예산안은 앞으로 국방 예산의 우선 순위가 재래식 전쟁에서 미래 전쟁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산안은 의회 심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록히트 마틴사는 미 국방부가 F-22 랩터 전투기를 구매하지 않으면 9만5,000여명의 인력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사업 계속을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의 로켓 발사 후 일부 의원들이 MD 예산 감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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