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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사내들'로 7년 만에 무대 복귀 배우 최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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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사내들'로 7년 만에 무대 복귀 배우 최종원

입력
2009.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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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오롯이 한 분야에 열정을 쏟았기에 거친 말투 속에도 또렷이 묻어나는 뜨거운 사랑. 배우 최종원(59)씨와의 만남은 욕쟁이할머니 밥집에서 들기름 두른 두부를 맛보는 느낌에 비유할 만했다.

올해로 연기 경력 40년째. 17일부터 6월 14일까지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에서 공연되는 '기막힌 사내들'(데이비드 마멧 작, 구태환 연출)로 7년 만에 무대로 돌아오는 그는 시종일관 연극계를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내 연기의 고향 같은 연극 무대가 왜 그립지 않았겠어요. 하지만 단지 TV나 영화로 얼굴이 좀 알려졌다는 이유로 날 캐스팅하고 싶어하는 제작자가 너무 많았어요. 다른 배우와 더블캐스트 제안도 싫었고. 그랬더니 어느새 2002년 'MBC마당놀이' 출연 이후 7년이 훌쩍 흘렀네요."

1970년 연극 '콜렉터'로 배우 인생을 시작해 12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그는 1990년대 초반 "첫째 딸의 대학 등록금 충당을 위해" TV연기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예술성이니 순수예술이니 하는 거창한 타이틀이 중요한 건 아니었어요. 막연히 연극이 좋았지요. 체질에도 맞았고." 그래서 그는 "순수라는 명목을 앞세워 상업적 흥행을 노리는 경우가 즐비한 최근 대학로 분위기에 적응할 수 없었다"고 했다. 더욱이 배우 활동에만 만족하지 않고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한국연극배우협회 회장을 지낸 그였기에 이력서에 경력 한 줄 추가하기 위해 연극에 출연할 수는 없었다.

그런 그를 다시 무대로 불러낸 작품은 17년 전 같은 역으로 출연했던 연극이다. '기막힌 사내들'(원제 '아메리칸 버팔로')에서 그는 주인공인 고물상 주인 역을 맡았다. "비싼 값에 거래된 동전 하나 때문에 부자의 꿈을 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소시민의 애환과 우정의 본질을 그린 작품"이라고 소개한 최씨는 "예술인이 오직 예술만 주장할 게 아니라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대인 만큼 중산층이 무너진 지금의 시대 상황과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대학로를 떠나 있던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미국 댈러스에서 교민들을 위한 연극 무대에 선 것도 "사회 발언도 예술인의 한몫"이라는 그의 신념과 관련이 깊다. "한국 연극이 당장 세계화 상품으로는 어려울지 몰라도 한국인이 존재하는 먼 타국에서 새로운 예술의 꽃을 피우고 그들의 삶에 위안을 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중요한 연극의 목적"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올해는 영화나 TV드라마보다 연극 출연에 치중할 생각"이라는 그는 현재 강원 정선군 폐광에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소극장과 창작 스튜디오 등을 갖춘 예술촌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내 인생의 주관은 '~답게 사는 것'이에요. 선배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어 무대로 돌아왔으니 선배로서 할 일을 계속 찾아야지요. 한국 예술의 가치를 널리 알리려면 한류에 안착할 게 아니라 연극 등 순수예술의 토대를 튼튼히 해야 하지 않을까요?" 공연 문의 (02)744-1355

고영권 기자 young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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