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천재' 이종범(39ㆍKIA)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유틸리티 플레이어란 말 그대로 만능 선수를 말한다.
한 개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맨'. 1993년 프로 데뷔 후 투수를 제외한 전포지션을 맡아본 이종범은 지난 7일 광주 SK전에서 무려 8년 만에 3루수로 복귀했다. 이종범은 그것도 모자라 4회초 1사 후부터는 중견수로 뛰었다.
'SOS'가 떨어지면 어디든 달려가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국내ㆍ외를 통틀어 그라운드를 구석구석을 헤집은 '만능맨'들은 누가 있었을까.
■ 그때 그 시절
포수 출신이지만 1루수 또는 외야수로 뛰는 이택근(29ㆍ히어로즈), 내야 전포지션 커버가 가능한 김재걸(37ㆍ삼성)도 김성한(51ㆍ전 KIA 감독)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프로 14년 통산 207홈런 1,389안타를 친 김성한은 프로 원년부터 86년까지는 투수 겸업을 했었다. 물론 철저한 분업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프로 초기의 일이지만, 82년 올린 10승(5패) 평균자책점 2.88은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해 김성한은 10승 투수와 3할 타자(0.305)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또 '홈런왕' 장종훈(41ㆍ한화 2군 타격코치)은 유격수(88,90년)-지명타자(91년)-1루수(95년) 3개 포지션에 걸쳐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 바다 건너 멀티맨들
요미우리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는 일본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6)는 현재 3루수와 1루수를 맡고 있지만, 96년 포수로 니혼햄에 입단했다. 이후 1루수로 전향하면서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요미우리 이적 후에는 주로 3루수를 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휴스턴의 외야수 겸 1루수 대런 어스태드(35)가 대표적인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각기 다른 포지션에서 골드 글러브를 3차례 수상(외야수 2번, 1루수 1번)한 선수는 어스태드가 유일하다. 또 7년간 862안타 238도루를 올린 호타준족 숀 피긴스(31ㆍLA 에인절스)는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 능하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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