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의 공한증(恐韓症)'이라는 표현을 이제 잊을 때가 된 듯 하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 잇달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중국 팀을 상대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K리그 챔피언 수원 삼성이 7일 상하이 선화에게 1-2로 패한데 이어 올시즌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FC 서울은 8일 F조 조별리그 3차전 원정경기에서 산동 루넝에게 0-2로 완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 축구로서는 치욕적인 패배다. 한국은 그간 중국 축구를 한수 아래로 여겨왔다. 한국은 국가대표팀간 역대 전적에서 16승 11무로 30년 넘게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올림픽 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 전적에서도 일방적인 우세를 보여왔다. 중국에게 한국 축구는 넘기 어려운 벽과 같았다.
그러나 최근 프로리그 팀간 성적을 돌아보면 '공한증'이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오히려 이 악물고 덤벼드는 중국 축구를 상대로 낭패를 보고 있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 포항은 2008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창춘 야타이에 1무1패로 밀렸고 2005년 수원은 선전 젠리바오에 0-1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올시즌 'K리그의 양강'이라는 서울과 수원의 연패는 '공한증'에 취해있는 한국 축구에 울리는 경종에 다름 아니다.
서울은 산동을 맞아 가용 자원을 모두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수비 불안과 골 결정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볼 소유권은 높았지만 짜임새있는 공격을 펴지 못했고 문전 찬스를 번번이 무산시켰다.
후반 9분 루정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후에는 서두르기만 할 뿐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좀처럼 뚫지 못하는 답답한 모습을 보였고 후반 28분 역습에 수비진이 무너지며 한펑에게 추가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이로써 서울은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무르며 16강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서울은 21일 오후 7시 산동과의 홈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조 2위 도약을 바라볼 수 있다.
H조의 포항은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반 21분 황진성의 헤딩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톈진 테다(중국)를 1-0으로 제압했다. 3경기 만에 조별리그 첫 승을 신고한 포항은 1승2무로 조2위로 올라서 16강 진출의 희망을 밝혔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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