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를 안은 20대 대학생이 축구 지도자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어 화제다.
정봉규(23)씨는 6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시작한 제1회 4급(D급) 축구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하고 있다. 국내 지도자 강습회에 장애우가 참가하기는 정씨가 처음이다.
나사렛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씨는 청각, 언어 장애 2급이다. 2006년부터 3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하고 싶어 2차례나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정한 신체조건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처음 열린 4급 강습회는 대한축구협회의 허가만 받으면 돼, 정씨는 국내 장애우 가운데 가장 먼저 축구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정씨는 "최종적인 목표는 1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는 것이다"며 "농아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7세 때부터 아버지를 통해 축구를 배웠던 정씨는 대학 전공이 태권도 선교학과지만 축구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2005년부터 서울 대표로 전국 농아인 축구대회에 출전했고 2007년에는 감독을 맡아 팀의 8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정씨 "강습회에서 저 혼자 농아인이지만 교육을 받는 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즐겁고 매우 유익하다"고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를 할 때는 선수들의 눈을 보고 무얼 원하는 지 파악할 수 있고 입 모양과 분위기로 자신의 임무를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불편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어려운 여건의 나라에 가서도 축구를 가르쳐 주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선수로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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