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 성 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행정관 일행에게 향응을 제공한 케이블방송업체 티브로드의 로비 의혹에 대해 사실상 무혐의로 가닥을 잡았다. 또 저녁식사 자리에 당초 알려진 4명 외에 다른 합석자가 없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 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6일 "김모, 장모 전 행정관, 신모 전 방송통신위원회 과장, 문모 티브로드 전 팀장 등 4명의 통화 내역, 접대에 사용된 티브로드 법인카드 사용 내역, 피의자 및 참고인 진술 등을 종합해보면 당시 로비가 이뤄졌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행정관과 문 전 팀장이 초면으로 보이고 ▲저녁식사 접대를 한 식당이 통상적 로비 장소와 거리가 멀고 ▲식당과 룸살롱에서 오갔던 대화나 행동이 로비와 무관해 보인다는 등의 수사 내용을 그 근거로 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적 로비라기보다는 (문 전 팀장이) 앞으로 유대를 다지기 위한 자리로 볼 만한 측면이 있다"고 말해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렸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문 전 팀장과 신 전 과장에게 적용한 뇌물 혐의에 대해선 "룸살롱에서 과도하게 향응을 받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혐의를 유지할 계획을 비쳤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저녁식사 자리에 '제5의 인물'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 "식사가 끝나기 직전 양복 차림 남자가 합석했다고 진술한 여종업원이 그가 일행 중 한 명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씨 일행이 또 다른 인물과 통화한 내역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은 김 전 행정관 등 3명의 성매매 혐의 입증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룸살롱 여종업원들 중 김 전 행정관과 함께 있던 여성만 혐의를 시인한 상황"이라면서도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성매매 혐의를 충분히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 2월 문 전 팀장 명의로 작성된 D룸살롱 외상 전표 2장을 새로 확보했다. 경찰은 "외상 전표에 적힌 금액이 문 전 팀장이 사건 당일 결제한 180만 원 중 외상 변제 부분이라고 주장한 금액과 비슷하다"며 "진술에 맞춰 전표를 조작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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