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가 와인시장에서도 맞대결을 벌인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본격적인 와인 직수입 사업을 위해 지난해 12월 와인 수입회사 '신세계와인컴퍼니(가제)'를 설립했다. 그런데 롯데가 올해 1월 두산의 주류사업 부문인 두산주류BG를 인수, 롯데주류BG로 이름을 바꾸고 와인사업을 시작하면서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업계에선 신세계가 현재 금양인터내셔널에 이어 국내 시장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를 쉽게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수입와인시장 규모는 관세청 통관기준으로 총 530만 상자(상자당 4.5ℓ 6병). 이 중 롯데주류BG가 63만 상자로 시장점유율 11%를 기록하고 있다. 국산 와인 마주앙을 포함하면 매출액만 42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롯데 계열사인 롯데아사히를 통해 수입한 와인이 23만상자(4.5%)로, 이들 회사를 모두 합치면 시장점유율이 15.5%에 이른다.
하지만 신세계의 와인시장 진출이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도 만만치 않다. 전국 120개 점포를 보유한 이마트를 비롯,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 등을 통해 짧은 시간 내 시장 잠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수입와인은 대형마트(35%), 백화점(15%), 호텔(15%), 주류전문매장(10%) 등의 순으로 팔리고 있으며, 특히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와인 매출액은 국내 수입와인의 14%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마트 자체브랜드(PB)로 1만원대 이하의 저가 와인을 대량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벌써부터 두 회사 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 측은 "직판체제를 통해 유통단계를 줄이면 같은 품질의 와인을 경쟁사에 비해 20~30%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며 "후발업체이지만 공급망이 탄탄한 만큼 재미있는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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