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인공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지만 로켓 발사는 부분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적지않은 전문가들은 아직은 미국을 위협할 수 없는 북한 미사일 개발 수준도 드러났다는 평가도 내렸다.
헨리 오버링 전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은 5일 CNN 인터뷰에서 "로켓 발사 첫 단계에서 성공했고 단계별 로켓 통제 능력도 보여줘 북측으로서는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정거리 진전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2단로켓은 일본 이지스함의 최초 낙하 예상 지점인 일본 동쪽 1,270㎞를 훨씬 넘어 2,100㎞ 이상 비행했다. 일본 전문가 나카토미 노부오씨는 "이번 로켓의 사정거리는 3,000㎞ 이상으로, 종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며 "단계식 로켓 분리나 연료 분사 등의 기술력도 증명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전했다.
한 일본 자위대 간부도 "이번 로켓이 3년 전 실패한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이라면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대륙간탄도탄 개발을 목표로 하는 북한으로서는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발사를 '실패'로 평가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조너선 맥도월 하버드대 교수는 "북한에게 이번 실험은 후퇴를 의미한다"며 "북한 미사일은 단기간 내 미국의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평했다. 이는 북한이 대포동 2호 실패 경험을 온전히 극복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뉴아메리칸재단의 군축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박사는 "이번에 3년 전 실패를 극복한 흔적이 없다"며 "북한 미사일의 신뢰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한때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전수받았던 이란이 올 2월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뒤 이뤄진 이번 북한의 실험은 북한 자신을 머쓱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방위성은 북한의 로켓 비행 속도가 인공위성이 지구를 돌기 위해 필요한 속도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지표 속도로 환산해 초속 7.9㎞에 도달해야 하지만 "이지스함이 포착한 속도는 인공위성이 되기 위해선 조금 더 속도가 필요"(방위성 간부)한 상황이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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