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9재보선 경북 경주 재선거를 둘러싼 범여권의 이전투구가 계속되고 있다. 친박계 무소속 후보에 대한 사퇴 종용 여부를 두고 진실게임이 벌어지면서 고질병인 친이ㆍ친박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3일엔 이른바 박심(朴心) 논란이 일었다. 친박 성향 무소속 정수성씨가 이날 친이 측이 박근혜 전 대표까지 거론하며 사퇴를 요구했다는 추가 주장을 내놓은 것. 그는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이 3월 29일 면담에서 '박 전 대표가 사퇴하라면 하겠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진영 의원에게 그 문제를 얘기했는데 아직 결과를 전달받지는 못했다'고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친이 측이 친박 인사인 자신을 중도하차시키려고 박심까지 거론하며 압박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퇴 종용 당사자로 지목된 이 의원은 "말이 되는 얘기를 하라"고 발끈했다. 그는 "진 의원을 통해 박 전 대표에게 정씨의 사퇴를 부탁했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면담에서 진 의원의 이름조차 거론한 적이 없는데 정씨가 막가파식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양측의 설전도 이어졌다. 정씨는 "이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오죽하면 '취조하러 왔느냐'고 했겠냐"며 사퇴 압박이 상당했음을 내비쳤다. 반면 이 의원은 "비열하게 구설수로 선거운동을 하는 건 추잡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한 친이 소장파 의원은 "정씨는 '박근혜'라는 이름 석자만 있으면 자신이 당선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혀를 찼다.
이에 대해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친이ㆍ친박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이 의원에게 정씨를 만나도록 요청한 점, 박 전 대표가 이틀 전 이번 논란에 대해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발언한 점 등을 거론하며 "두 사람 다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재보선과 관련한 한나라당 내 계파 갈등에 대해 "내가 답변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단합해서 당에서 공천된 후보가 당선되도록 애쓰는 게 정치원리에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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