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은 비록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지만 지난 98년, 2006년 발사한 두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보다는 훨씬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그간 국제사회에서 잠재적인 장거리 미사일 강국으로 불렸으나 정확도와 신뢰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단ㆍ중거리 미사일과 달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뭔가 미심쩍고 실전배치에도 부적절할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북한이 2006년 7월 쏘아올린 사거리 4,000~6,700㎞인 대포동 2호의 참담한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발사체는 불과 42초 동안 날아가다 폭발했다. 추정된 낙하거리는 490㎞였다. 98년 대포동 1호의 1단계 추진체가 무수단리에서 253㎞, 2단 추진체는 1,646㎞ 지점에 떨어져 사실상 발사에 성공해 기세등등하던 북한이 대포동 2호에서 망신을 당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98년에 비해 장거리 로켓의 사거리가 두 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대포동 1호와 마찬가지로 3단계 추진체는 궤도 진입에 실패, 북한의 장거리 로켓 능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근접했지만 아직 완성단계에 못 미친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2006년 대포동 2호 실패의 주 원인은 엔진상의 결함이었다. 중량이 대포동 1호의 4배인 80톤에 달하는 거대한 미사일을 지탱하기 위한 로켓엔진을 새로 개발하지 않고 기존의 노동미사일 엔진 4개를 한데 묶어 발사하는 클러스터링(clustering) 방식으로 미사일을 만들다 보니 엔진간 불협화음이 생겨 발사 직후 폭발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대포동 1호 발사 때 1, 2단계 발사체 분리에 성공해 탄도미사일이나 인공위성 발사기술의 핵심인 다단로켓 기술을 이미 갖춘 상태였다. 북한은 대포동 2호 발사 실패 이후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한 3단계 로켓의 고체연료 기술 확보에 나섰고, KN-02 미사일 개발에 성공해 소형로켓용 고체연료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북한과 기술협력 관계에 있는 이란이 지난 2월 위성체 발사에 성공한 것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무게 27㎏ 상당의 위성을 2단 로켓으로 지상 300~400㎞까지 올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술을 탄도미사일에 적용할 경우 사거리가 1만㎞에 달해 북한이 목표로 하는 미사일 개발수준과 일치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이 북한이 개발한 기술을 공유하는 대신 수천억원에 달하는 북한 로켓 개발비용 일부를 부담했을 것이란 주장도 내놓고 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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