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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 버리는 정세균-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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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 버리는 정세균-정동영

입력
2009.04.0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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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3일 회동이 불발에 그쳤다. 민주당 공천갈등의 당사자인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각각 제주로, 전주로 엇갈린 길을 갔다.

물론 표면적으론 정 대표가 정 전 장관과 만나려 애쓰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양측 모두 '치킨게임' 에서 물러날 뜻이 없었던 것이 회동 불발의 배경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정 대표는 전날 정 전 장관의 상경사실을 알고 막판 설득을 위해 밤까지 접촉을 시도했다. 대화로 국면을 매듭짓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 매듭은 자신의 양보가 아닌 상대의 출마 포기를 전제로 하고 있었다. 만나자는 정 대표에게 정 전 장관측이 "공식적으로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며 차갑게 반응한 것도 정 대표가 공천배제 뜻을 굳혔다고 판단해서다.

결국 빈손으로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정 대표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글에도 법칙이 있는데 여기는 공당이 아니냐"며 불편한 마음을 표시했다. "(공천불가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엔 "물론 그렇다"고 대답했다.

정 전 장관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전날 엿새 만에 상경한 정 전 장관은 오전 당 중진들과 조찬회동을 가진 뒤 곧바로 전주로 내려갔다. "만나주기만 한다면 제주행을 취소할 수 있다""지방으로도 내려가겠다"는 정 대표측 제안도 그의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공천을 수용하라, 아니면 무소속 출마다'는 무언의 압박이다.

물론 박상천 김영진 문희상 천정배 이석현 등 중진 5명이 오전과 저녁 정 전 장관과 정 대표를 잇따라 만나 절충을 모색하고 있어 아직 극적 타협의 여지는 남아 있다. 김영진 의원은 "최종 수습의 가닥을 잡아가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며 "주말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관건은 역시 누가 양보하느냐다. 당내에선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로 퇴로를 막은 상황인 만큼 정 대표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더 많다. 정 대표가 6일 또는 7일엔 최종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주말이 공천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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