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 성 접대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은 김모 전 행정관 함께 유흥주점에서 접대를 받은 신모 전 방송통신위원회 과장과 유선방송업체 티브로드사의 문모 전 팀장을 뇌물 혐의로 입건해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로 확대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신 전 과장을 향응 수수(뇌물수수) 혐의로, 문모 팀장을 향응 제공(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3월 말로 예정된 티브로드와 큐릭스의 합병심사를 앞두고 해당 업체 직원이 담당 과장을 접대한 것 자체가 업무 관련성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청탁 여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 전 행정관과 장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서도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러나 "문 전 팀장이 서울 상암동의 한 오리고기집에서 이 둘을 처음 봤다고 진술하고, 두 행정관이 담당한 업무가 티브로드의 합병 건과 구체적인 연관성이 없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술 접대가 이뤄진 지난달 25일 룸살롱 술자리에 앞선 저녁식사 자리에 이들 4명 외에 한 명이 더 있었다는 진술도 있어 수사에 나섰다. 당시 이들이 저녁식사를 한 서울 상암동의 식당 관계자는 "식사가 끝나기 10분 전쯤 정장 차림의 남성 한 명이 더 합류하긴 했지만 음식을 새로 시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행정관 일행은 '늦게 온 한 명이 있다면 대리운전 기사일 것이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대리운전 기사는 '음식점 안으로 들어간 적이 없다'고 진술해 보강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행정관 등과 티브로드의 지속적인 접대관계 여부를 밝히기 위해 통화내역과 문 전 팀장의 회사 법인카드 사용내역서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티브로드나 방통위의 또 다른 관계자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권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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