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박근찬(36) 홍보과장은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1인 3역을 맡았다. 주된 업무는 영어 통역이지만 때로는 매니저 보조로, 때로는 운전기사로 일본과 미국을 안방처럼 누볐다.
중앙대 영문과 92학번인 박 과장은 2000년 KBO에 입사했다. 신문광고를 통해 우연히 KBO 채용정보를 접한 게 인연이 됐다. "야구를 워낙 좋아했죠. KBO에서 사람을 뽑는다는데 망설일 이유가 있었겠어요?"
영어가 '주특기'인 박 과장은 2002년 쿠바 대륙간컵대회 때부터 대표팀과 함께하고 있다. 이후 2006 WBC, 2007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 2008 베이징올림픽 플레이오프, 2008 베이징올림픽 그리고 이번 WBC까지 개근했다. 대표팀 경력만 놓고 보면 이승엽(요미우리) 부럽지 않은 박 과장이다.
"대표팀 업무를 맡기 전에는 KBO나 구단 입장에서만 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대표팀과 함께하면서 선수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제대회 때는 해외출장으로 집을 비우고, 정규시즌 때는 매일 야근으로 밤늦게 귀가해, 친구들 사이에서는 "별들과 함께 논다"는 부러움을 사는 박 과장이지만 아내와 딸에게는 늘 미안하기만 하다. 박 과장과 아내 황현희(32)씨 사이엔 딸 신영(4)이가 있다.
"비록 선수는 아니지만 대표팀의 일원으로 뽑힌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영광이죠. 대표팀에서 불러주기만 하면 언제든지 OK입니다." 야구가 좋아서 KBO에 입사했고, 대표팀이 좋아서 피곤한 줄도 모르는 박 과장은 '절반'은 야구인이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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