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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펀드 다시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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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펀드 다시 '반짝'

입력
2009.04.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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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펀드가 새삼 각광을 받고 있다. 그간 무겁게 가라앉았다가 다시 떠오른 셈. 그런데 이상하다. 수익률을 살펴보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대부분 마이너스(-)다. 게다가 원자재가격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 전문가들은 도대체 뭘 보고 원자재펀드의 편을 드는 것일까.

수익률부터 따져보자. 1일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원자재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한 주요펀드 12개 중 9개(약75%)가 평균 30~40%가량(6개월수익률 기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기업주식에 투자했던 펀드 16개 중 오른 건 고작 2개였다. 뚝 떨어진 원자재 가격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런데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슬슬 좋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원자재관련 펀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국채 매입(3,000억달러 규모) 소식이 호재다. 국채매입을 통해 시중에 풀린 돈이 각 기업들의 투자 및 생산으로 이어질 것이고, 달러는 약세로 접어들어 결국 원자재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실제 저점을 찍었던 원자재 가격이 환율이 안정되면서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단 꼭 새겨들어야 할 금과옥조가 있다. "'시간'을 가지고 투자에 임하라는 것"이다. 쭉정이를 버리고 알곡을 제대로 고르기 위해선 관심을 위한 시간도 필수고, 투자기간을 길게 잡는 것(장기투자)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원자재펀드 중 가장 빛나는 상품은 역시 금이다. 다른 원자재펀드의 수익률이 형편없는 것과 달리'KB골드파생상품' '신한BNPP골드파생상품''PCA골드리치파생상품' 'SG골드마이닝주식' 등 금 관련 펀드들은 선전했다.

'금융시장 불안→안전자산 선호→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황나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실물자산 중에서는 가장 안전한 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가 대폭 늘어났고 이에 따라 가격도 빠르게 상승해 온 터라 한때 주춤하겠지만 안전자산 선호 성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 옥수수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은 사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일부 전문가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오히려 투자의 시기"라고 말한다. 황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극단적인 저가격 구간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최근 국제유가 반등 등 낮은 가격대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순차적으로 금속과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길게 보면' 원자재펀드의 미래는 밝다. 하지만 인내가 필요하다. 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기업들이 투자에 당장 뛰어들 것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금을 제외한 원자재는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원자재펀드 중 펀드 유형이 기업주식형이라면 한번 더 살펴봐야 한다. 기업주식형은 영업실적 매출 등 경기흐름을 크게 타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변화와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내 원자재펀드 수익률은 왜 안 오르지"라는 의문을 품었다면 기업주식형 펀드일 확률이 높다.

김순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성급히 관련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원자재관련 펀드 신규가입 고객은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투자해야 하고, 기존 고객은 투자자산의 5~10%정도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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