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리스트'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뿔났다.
대검 중수부는 1일 이 중수부장의 지시에 따라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매일 진행하던 대언론 브리핑을 돌연 취소했다. 일부 언론이 소환통보를 하지도 않은 것을 소환 통보했다고 앞서 쓰고 마치 검찰이 흘린 것처럼 보도해서 정치권 등으로부터 "언론 플레이 하지 말라"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 중수부장과 홍 기획관은 하루 종일 기자들의 개별면담 요구도 거부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검찰의 이 같은 민감한 반응은 이번 사안에 대한 부담감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수사가 여ㆍ야 현역의원, 전직 대통령, 나아가 검찰 고위 간부까지 망라돼 있고, 연일 정치 쟁점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검찰 간부 소환 예정' 기사가 보도되자 "그런 사실 없다"며 "(정정보도 청구 등) 공식대응을 검토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앞서 31일 간부회의 내용을 내부게시판에 올린 뒤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로 만들어 공개했는데, "일부 언론 등에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수사방향을 예단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적극 대응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또 "수사가 잘못되면 책임지겠다"며 "검찰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일처럼 힘을 보태달라"고 비장한 각오도 밝혔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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