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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첫사랑' 6학년 동재는 데이트 비용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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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첫사랑' 6학년 동재는 데이트 비용이 없어서…

입력
2009.04.0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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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지음/푸른책들 발행ㆍ280쪽ㆍ9,800원

"애들이 무슨 사랑 타령이냐"고 핀잔 주던 시대는 끝났다. 요즘 초등학생에게는 삼각관계, 실연, 데이트 비용이 고민이다. '소희의 일기장'(6학년 교과서)등 현행 국어 교과서에 4편의 동화가 실린 아동문학가 이금이(47)씨가 9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동화 <첫사랑> 은 10대에 막 접어든 그들의 '연애'를 이야기한다. 요즘 아이들의 생생한 일상이 살아 있다.

이혼한 아빠의 재혼으로 잔뜩 혼란스럽던 6학년 소년 동재는 전학 온 연아에게 한눈에 반한다. 끙끙 앓다 마침내 사랑을 고백한 동재는 연아와 사귀면서 아빠의 재혼을 너그럽게 포용, 이복동생 은재와도 가까워진다. 그런데 연아로부터 데이트 비용이 없어 헤어지자는 말을 듣자 행복하게만 느껴지던 모든 것들이 슬프고 쓸쓸하다. 그렇게 소년은 첫사랑의 아픔을 겪으며 성장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지만 성인에게도 호소력을 갖는다. 별나게 첫사랑을 앓는 동재의 좌충우돌은 그 시절을 지나왔다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일일 법하다. 설익은 관계, 거기 금이 가고 또 이별을 맞는 순간이 아릿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같다.

소설에는 그뿐 아니라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함께 담겼다. 이혼한 동재의 친부모를 통해 그려지는, 일방적 희생으로 여겨지는 부모의 사랑이 평등하게 이해받아 가는 과정이 그렇다. 재혼가정 안에서 피어나는 형제애의 건강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신형건 시인은 이 작품을 "기혼 여성의 새 애인, 노년들의 사랑까지 이 시대 여러 형태의 사랑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진솔하게 그렸다"고 평했다. 올해로 등단 25년이 된 이씨는 <너도 하늘 말나리야> <유진과 유진> 등 청소년 소설과 저학년 동화를 꾸준히 발표해 왔다.

정영명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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