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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방한 "위대한 음악은 전 인류 위한 작곡가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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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방한 "위대한 음악은 전 인류 위한 작곡가의 선물"

입력
2009.04.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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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의 앙코르와 자정을 넘긴 팬 사인회. 2006년 첫 내한공연 당시 국내 클래식음악 공연 사상 최고의 화제와 진기록을 남겼던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38)이 다시 왔다. 2일 저녁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그의 독주회는 티켓이 발매 5시간 만에 매진돼 3년 전 열광의 재연을 예고하고 있다.

1일 기자회견에서 키신은 "3년 전 한국 청중들의 뜨거운 반응을 잊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뜨겁다는 이탈리아인들보다 뜨거웠다"고 회고했다. 러시아인 키신은 두 살 때 음악을 귀로 듣고 그대로 피아노로 즉흥 연주를 했을 만큼 놀라운 재능을 지닌 신동이었다.

천재 중의 천재, 스타 중의 스타이지만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진지하고 과묵하기로 이름난 그는, 남들 다 하는 그 흔한 콩쿠르 한 번 안 나가고 오직 무대에서 눈부신 광채를 뿌려온 연주자다.

프로코피에프와 쇼팽으로 구성한 이번 독주회 프로그램은 "좋아하는 곡으로만 짰다"고 설명했다. "좋아하지 않으면 잘 연주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좋아하는 음악의 기준이요? 음악을 왜 사랑하게 되는지, 전 지금도 모르고 앞으로도 모르길 바랍니다. 저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 사랑이나 애정의 이유는 비밀스런 것으로 남길 바랍니다."

쇼팽 곡이 많은 것은 혹시 한국 팬들에 대한 선물이냐는 질문에 그는 "위대한 음악은 한국인뿐 아니라 인류 모두에게 주는 작곡가의 선물"이라며 "나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면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음악의 길은 갈수록 어렵다고 했다. "음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 속에서 음악을 듣는 것이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져요. 더 높은 곳에 도달해 완벽한 연주를 하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하고, 하나를 성취하면 또 다른 것에 도전해야 하니 매번 어려울 수밖에 없죠."

이번에는 몇 곡이나 앙코르를 할까. 그는 "보통 서너 곡은 미리 준비해서 올라가지만, 청중이 나를 무대에서 내려보내지 않으면 생각나는 대로 끝까지 한다"고 했다. 최다 앙코르는 나폴리에서 16곡이었다고 한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사진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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