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 업계에 '페이스 오프(Face Off)' 경쟁이 뜨겁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성장 정체를 빚고 있는 포털 업체들이 홈페이지 개편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는 것.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컨트롤타워 교체로 분위기를 쇄신한 네이버를 비롯해 다음(Daum), 네이트, 야후, 파란 등 주요 포털 업체들은 고객 중심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보강한 홈페이지를 잇따라 공개하며 '넷심' 잡기에 나섰다.
4월 1일부터 김상헌 대표체제 가동에 들어가는 NHN은 이미 네이버 홈페이지를 '개방형'으로 새롭게 개편, 포털 업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와 정보제공자 간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 콘텐츠의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전략 아래, 네이버 초기 화면 메뉴에 나오는 각각의 콘텐츠들을 이용자 관점에서 자유롭게 골라볼 수 있도록 한 '캐스트'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
올해 1월과 3월 뉴스 및 광고 콘텐츠 분야에서 캐스트 서비스를 실시한 네이버는 9일부터 기타 다른 콘텐츠에 대해서도 이용자들이 직접 선택해 볼 수 있는 '오픈캐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는 또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메일이나 카페, 블로그, 맛집 등 이동 중 이용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중심으로 휴대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웹 서비스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검색 분야에서 영향력이 절대적인 네이버를 견제하기 위한 경쟁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다음(Daum)은 1일부터 기존 고객의 사용성을 최대한 고려하면서 쇼핑 및 검색 영역을 강화한 초기화면을 선보인다. 쇼핑 비즈니스의 성장성과 사용자들의 욕구를 반영, 쇼핑 영역의 위치를 상단으로 이동하는 등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사용자 관심도를 실시간 반영하며 네티즌 여론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와 주요 분야별 인기 이슈어 영역도 확대한다.
또한 뉴스 영역의 전문성을 강화, 최근 네티즌들의 관심도가 높은 경제관련 뉴스를 모아 뉴스 박스 안에 '경제뉴스' 코너를 신설한다. 아울러 기존 뉴스 영역에서 함께 제공했던 '블로거 뉴스'를 화면 중앙에 배치, 양질의 이용자제작콘텐츠(UCC) 생산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화면을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는 풀브라우징 서비스인 '모바일 다음'도 개편에 맞춰 새롭게 선보인다. 앞서 3월 초 전임 석종훈 대표에 이어 다음의 새 사령탑에 오른 최세훈 대표는 "검색 및 쇼핑, 지도 서비스를 3대 주력 분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2월 말 기존 엠파스와 네이트를 합쳐 공개한 '통합 네이트'도 경쟁 업체들에 비해 취약한 검색 서비스 강화에 주안점을 뒀다. 네티즌들의 검색 편의 및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검색창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식'과 '블로그' 등의 섹션을 전면 배치해 사용자 콘텐츠 유통에 신경을 썼다.
이 밖에 야후는 시의성과 인기 콘텐츠 부각에 초점을 맞춰 대규모 홈페이지 개편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KTH의 파란도 올해 상반기 중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이용자환경(UI)으로 홈페이지 메뉴 구성을 수정할 계획이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년 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온 포털 업계도 글로벌 불황 탓에 성장 정체 양상을 빚고 있다"며 "각 사의 전면적인 홈페이지 개편 등은 올해 포털 업계의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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