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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빙하기' 영화판, '싸움판' 영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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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빙하기' 영화판, '싸움판' 영진위

입력
2009.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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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라 할 정도로 얼어붙은 한국영화판, 영화진흥위원회까지 이전투구 싸움으로 흔들리고 있다.

영진위는 31일 “인사위원회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며 영진위 노동조합 한인철 위원장 등 3명을 폭력행위와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며 강한섭 영진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영화의 총사령부가 극심한 내분에 휩싸인 것이다.

영진위의 내분은 표면적으로는 계약직 직원의 재임용 문제에서 비롯됐다. 영진위는 4, 5월에 계약이 만료되는 연구직 직원들을 최근 해고키로 하고, 3명에게 이를 통보했다.

노조는 “정당한 인사평가 없는 일방적 조치”라고 반발했고, 사측은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당연한 절차”라고 맞섰다. 급기야 24일 계약직 재임용 심의를 다룬 인사위에서 노조는 거친 말과 행동을 쏟아냈고, 사측은 “인사위 분위기를 공포에 떨게 하고 회의장을 아수장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영진위 내분의 이면에는 노조의 강 위원장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노조는 “능력있는 계약직 직원을 내보내고 위원장 입맛에 맞는 직원을 채용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강 위원장이 영화 진흥보다 개인의 안위를 위해 친위대를 구축하려 한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에 대한 불신은 영화계 전반에도 팽배해 있다. 특히 그가 지난해 다수 영화인들을 ‘얼치기 좌파’라고 비판하면서 반감은 더욱 커졌다. 주요 제작자 중 강 위원장을 만나봤다는 사람도 드물다.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강 위원장이 스킨십에 약하다”고 말했다. 소통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영화계에선 이번 내분도 그것이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강 위원장이 법과 원칙을 앞세우기보다 마음을 먼저 열어야 문제 해결도 빠르다. 고립은 고통을 배가시킬 뿐이다.

라제기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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