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의 런던 정상회의(G20)가 세계경제 회복과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구축을 위한 6개항에 합의, 글로벌 공조의 출발점을 마련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개도국 등의 이해가 달라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 같은 성과를 거두자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G20 효과'가 나타났다. 구속력 있는 합의는 아니지만 전 세계 GDP의 85%를 점하는 국가들이 한 목소리로 위기극복을 위한 지혜와 처방을 짜냈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판단한 덕분이다.
주요 합의의 핵심은 2010년 말까지 5조 달러를 쏟아부어 1,900만개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대와 무역금융 조성을 위해 1조달러를 투입키로 한 것이다. 독일 등 유럽의 반대로 국가별 재정지출 분담액을 명시하지 못한 것은 흠이지만 경기부양 지출의 필요성과 지속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1930년대 세계 대공황 시절에 열렸던 유사한 국제회의가 서로 얼굴만 붉힌 채 끝난 것과 크게 대비된다.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 조치를 배격하고 세계무역기구(WTO)가 무역장벽을 만드는 행위를 감시하고 망신을 주는, 이른바 'Naming & Blaming'방식에 합의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워싱턴 정상회의 때 보호무역 동결(Standstill)을 제안해 공동발표문에 포함시켰던 우리나라가 이번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내년에 G20 의장국이 되는 한국의 건설적 중재자 역할이 부각된 것은 또 다른 소득이다.
이런 세세한 합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바마 미 대통령의 말처럼 "21세기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은 집단적인 행동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의견차이를 존중하면서 컨센서스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대의에 참여국들이 공감한 것이다. 조세피난처 제재와 헤지펀드 감시 강화, 500억달러의 최빈국지원기금 조성에 합의한 것도 이런 정신의 반영으로 보인다. 세계시장 확대가 위기극복의 관건인 우리로서는 G20 런던합의를 잘 따지고 살펴 새로운 계기로 만들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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