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르면 4일 쏘아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장거리 로켓에 탑재된 물체는 무엇일까. 북한은 4~8일 장거리 로켓 '은하2호'에 인공위성(광명성2호)을 실어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2월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이 포착된 이후 북한이 로켓에 쏘려는 것이 위성인지, 미사일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돼 왔다. 하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 로켓이 모습을 드러낸 이후에도 로켓 추진체 상단에 탑재된 물체의 외관 만으로는 이를 식별하지 못하고 있다. 발사 전에 그 실체를 파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결국 로켓 발사 이후 30분 내에 판정할 수 있는 미국의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의 분석을 기다려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논란에서 눈에 띄는 것은 그간의 분위기 변화 양상이다. 당초 한국과 미국 등은 미사일(대포동 2호)일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대 1만㎞ 이상의 사정거리가 거론되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은 이에 대한 요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실제 위성일 가능성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데니스 블레어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달 10일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우주발사체"라고 말했고, 이어 30일에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현 시점에서 요격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입장과 맥을 같이 했다. 요격방침을 거둬들이지 않는 일본에서조차 위성 탑재 가능성이 크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증언이 흘러나온다.
물론 미사일이든 위성이든 발사체인 로켓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원리는 거의 흡사하다. 무엇이든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타당성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같은 이유로, 북한 입장에서는 미사일보다 위성 발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위성 발사를 통해서도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굳이 탄두를 장착해 국제 사회의 비난을 자초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이란이 북한과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는 점도 북한이 이미 위성 발사 능력을 확보했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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