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새 정부가 출범 하루 만에 본색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두 국가 해법'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과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신임 외무장관은 1일 "진정 중동평화를 바란다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이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국가수립 방안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국가 해법을 거부한 셈이다.
두 국가 해법은 2007년 11월 미국 아나폴리스 중동평화 국제회의에서 채택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정착 방안으로, 이스라엘 옆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날 취임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도 팔레스타인과 영구적 평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두 국가 해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리베르만 장관은 또 "양보를 통해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오히려 양보하게 되면 더 큰 전쟁만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입장은 두 국가 해법을 바탕으로 1년 동안 평화협상을 이끌어온 전임 정부의 입장을 부정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정부는 아직 아나폴리스 방안을 승인하지 않았고, 팔레스타인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 방안은 실효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신 그는 팔레스타인이 모든 폭력행위와 테러를 중단할 때만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리베르만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팔레스타인 협상팀을 이끄는 사에브 에레카트는 "리베르만이 협상 창구를 닫았다"고 비판했다. 중동평화 4자 회담 특사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두 국가 해법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제3당이자 극우정당인 베이테누당을 이끄는 리베르만 장관은 극우적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그는 "이집트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을 원하지 않는다면 지옥에 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이집트의 분노를 샀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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