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에 오염된 탈크를 수입ㆍ판매한 업체로부터 재료를 공급 받은 제약ㆍ화장품 회사가 최소 3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부 화장품을 제외한 대부분 약과 식품의 탈크 함량은 소량에 불과해 오염됐더라도, 인체 유해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면 오염 탈크를 수입한 덕산약품 등에서 납품을 받은 화장품ㆍ제약ㆍ식품업체가 300여 곳으로 확인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아직 최종 명단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6일 오전 덕산약품에서 공급 받은 업체의 명단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청은 탈크 함량 등을 감안해 해당 업체가 제조한 화장품 가운데 인체 유해성이 높은 품목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도 내릴 예정이다.
그러나 의약품과 껌 등에 대해서는 판매 금지 및 회수 조치를 내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과 껌에는 극히 소량이 탈크가 사용되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하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화장품에 대해서는 판매 금지ㆍ회수를 확정했지만, 의약품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탈크는 알약을 찍어낼 때 기계에 약이 들러붙지 않게 할 목적으로 사용되므로 그 양은 알약 무게의 1% 미만이다. 탈크의 석면 오염 정도가 2~5% 수준이고 알약 1정이 아무리 무거워도 1,000㎎인 점을 점을 감안하면 1정당 석면 함유량은 0.2~0.5㎎에 불과한데, 이는 매일 먹는 물에 대한 선진국의 석면 기준(하루 0.02~0.075㎎)과 비교하면 해로운 수준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감기약이나 소화제를 가끔 복용할 경우에는 석면 노출을 걱정할 필요할 필요가 없으며, 고혈압과 당뇨 때문에 매일 약을 먹는 만성질환자도 미량의 석면 노출을 우려해 약물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