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휴가 시즌중 하나인 골든위크(5월2~6일)를 앞두고 국내 유통, 항공, 호텔업계가 분주하다. 엔고(高)의 파도를 타고, 사상 최대의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례없는 특수가 예상되고 있다.
골든위크는 일본의 법정공휴일인 헌법 기념일(5월 3일), 녹색의 날(4일), 어린이 날(5일)이 연이어 있는데다, 토ㆍ일요일과 휴일이 겹치면 하루를 더 쉰다는 일본의 독특한 공휴일 적용원칙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올해는 5월2일부터 6일까지가 해당된다. 또 기업에 따라서 7,8일을 징검다리 휴일로 하는 사례가 많아, 이어지는 토ㆍ일요일을 합치면 최대 9일간의 휴일이 보장된다.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해 5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19만여명. 이중 절반 가량이 골든위크 기간중에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골든위크때 원ㆍ엔 환율은 950원대였다"면서 "현재 원ㆍ엔환율이 1,300원대임을 감안하면 올해 골든위크에는 적어도 지난해 보다 30% 이상 늘어난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벌써부터 일본 관광객을 한국으로 실어 나르기 위한 만반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골든위크기간 인천-나리타공항에 5차례, 인천-하네다공항에 3편의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이밖에 나고야-제주(3회), 인천-센다이(2회), 도야마-부산(2회), 미야자키-제주(2회), 히로시마-제주(2회) 등 모두 23편의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대한항공도 후쿠오카, 삿포로, 오카야마, 나고야 등 4개 도시에 각각 2편씩, 모두 8편의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으며, 예약 상황에 따라 추가 운항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춘분절 연휴(3월20일+토ㆍ일요일)에 톡톡히 재미를 보았던 유통업계도 벌써부터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은 이달 27일~내달 7일까지 '골든위크 특집전'을 마련, 일본 고객들에게 인기있는 김치, 젓갈류, 김, 홍삼, 고추장 등을 10~30% 할인하는 행사를 기획중이다. 또 일본인 관광객들이 불편함 없이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모든 김치코너에 일본어가 능숙한 판매사원을 배치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조선호텔, W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 등과 손잡고 투숙객들에게 김, 김치, 화장품 등 일본인이 선호하는 12가지 품목의 할인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인사동 기프트숍과 제휴, 전통차 판매매장을 오픈하는 한편, 11층 스카이파크에서는 국악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롯데호텔서울은 이 기간 객실점유율이 이미 85%를 넘어섰고, 이중 60%가 일본인 고객이다. 호텔측은 한국방문 일본인 중 여성끼리 오는 사례가 많은 것을 고려, 특정층을 여성전용플로어로 조성해 슬리퍼나 잠옷차림으로도 돌아다닐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한국명예홍보대사'로 임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잇코씨를 면세점과 호텔 모델로 기용,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70%이상 예약률을 보이고 있는 그랜드하얏트서울은 스파프로그램에 한국식 때밀이 마사지를 포함시킨 '코리안 스크럽 마사지'를 선보이고 있다. 리츠칼튼서울은 신사동, 압구정동, 강남역 주변의 맛집 지도를 일본어로 제작, 식도락의 즐거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직원들의 휴가를 골든위크 기간을 피해 사용토록 하는 등 풀가동하는 한편, 일본어 회화가 가능한 직원을 전진배치 시키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모처럼의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손님맞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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