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과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것도 극상의 찬사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한 뒤 예정에 없이 “발표할 게 있다”며 준비한 발표문을 읽어내려 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한국 대표단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문을 연 뒤 “대한민국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이자 가장 위대한 친구 중 하나이며, 이 대통령의 지도 하에 우리의 우정은 더욱 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관련해 한국의 훌륭한 지원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우정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취재를 끝내고 퇴장하는 한국기자단에게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오바마 대통령의 ‘깜짝 이벤트’에 이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은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회담이 지속되는 과정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수 차례 표명하면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간 오랜 우정과 파트너십이 일관성 있게 강화돼 왔다”면서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한국 내 미군이 2만8,000여명이 있는데, 이것이 한미 동맹에 대한 우리의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 직을 갖고있는 한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국제사회의 공동관심사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동맹관계로 협조해 가자”고 화답했다. 하지만 워낙 오바마 대통령이 말끝마다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하고 나서 오히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가만히 듣는 쪽’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영어만큼 제 한국어 실력이 좋지 않아서 죄송하다”고 덕담을 한 뒤 “이 대통령이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대북정책에서 항상 투명하고 포괄적인 논의를 한국과 해나갈 것”이라면서 “북한이 아주 모욕적인 표현으로 비난하는데도 이 대통령은 항상 침착하고 일관된 입장을 견지한다”고 치켜세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바마 정부가 이전의 부시 정부와 이념적 지향성이 달라 한미공조가 다소 엇박자를 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환대는 앞으로 한미동맹이 더욱 탄탄해 질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런던=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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