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미국 사회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3일 뉴욕주 빙엄턴의 이민서비스센터에서 중국계 베트남 출신인 지벌리 왕(41)이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숨지게 하고 4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범인은 시민권 시험을 보고 있던 40여명에게 총기를 무차별 난사했으며 일부를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자살했다.
AP통신은 "범인은 1990년대 미국으로 이민 왔으나 영어를 잘하지 못해 직장을 잃고 따돌림을 받는 등 사회 적응에 애를 먹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뉴욕의 한국 총영사관은 "30대의 한 한인 여성이 다섯 군데에 총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4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는 리처드 포플로스키(23)라는 미국인 남성이 총을 쏴 경찰 3명을 숨지게 했다. 이 남성은 범행 후 자동소총 1정과 권총 2정으로 4시간 가량 경찰과 대치하며 수백발의 총탄을 발사하다 체포됐다. AFP통신은 "범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총기 규제 강화 움직임에 불만을 표시해왔다"며 "범인의 언행에 불안을 느낀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이날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소도시 오번에서도 한 미국인 남성이 자녀 5명을 총으로 사살했다. 이 남성은 사건 직후 자신의 자동차에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범인의 이름과 범행 동기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대형 총기 사고가 부쩍 늘어난 것과 관련,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잭 레빈 보스턴대 교수를 인용해 "경기침체로 좌절감이 커지면서 총기를 이용한 무차별적 살인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정부로부터 500만달러의 현상금 수배를 받고 있는 파키스탄 탈레반 최고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는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빙엄턴 총기 사고는 우리 대원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은 "사건을 조사한 결과 그 같은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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