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를 준비 중인 장거리 로켓에 연료 주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적으로는 로켓 발사에 필요한 마지막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이제 북한으로서는 발사일을 결정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북한이 발사 준비 중인 로켓 추진체(대포동 2호 미사일로 추정)는 1,2단 추진체에 액체 연료를 사용한다. 3단계에는 고체 연료를 쓴다. 액체 연료는 폭발 위험이 높아 주입 과정이 까다롭고 기간도 4,5일 가량 걸린다. 다만 북한이 시설과 장비 개량을 통해 연료 주입 기간을 줄였다는 관측도 있다. 연료를 주입한 채 오래 둘 경우 부식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연료를 주입했다는 것은 수 일 내에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다.
앞서 북한이 4~8일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로켓 연료 주입 작업 시작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예고 기간 중 발사 가능성을 한층 뒷받침해주는 것일 뿐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이 실제 어느 날 발사 버튼을 누르느냐이다. 이는 기상 여건과 정치적 고려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함경남북도의 날씨는 4ㆍ5일 구름 많음, 6ㆍ7일 구름 조금, 8일 흐림으로 예보됐다. 이번 주말보다는 6,7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4~8일 모두 로켓을 발사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정도의 기상 상태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공휴일을 이용해 이벤트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5일이나 6일(미국 기준)이 된다. 2006년 대포동 2호 미사일 역시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 4일) 공휴일에 맞춰 7월 5일 발사됐었다.
한편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는 북한이 예고한 로켓 발사 기간(4~8일 매일 오전 11시~오후 4시)이 임박함에 따라 발사체 낙하 위험구역을 최대한 우회해 안전지역에서 항공기가 운항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2일 밝혔다. 북한이 예고한 기간에 운항하는 항공기는 하루 20편으로 일본 서중부 9편, 미국 7편, 러시아 3편, 하와이 1편 등이다.
항공안전본부는 “북한이 위험구역으로 표시한 지점은 국적기 항로에서 비켜 있지만 기류, 풍속 등의 영향에 대비해 추가로 대책을 마련했다”며 “우회하게 되면 노선별로 운항 시간이 최대 40분 가량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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