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S빌딩 22층.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구속기소)씨의 맏사위인 연모(36)씨가 세운 투자컨설팅 자문회사인 E사의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안내데스크의 한 직원은 "평소 (연씨 등) 2명이 외근을 주로 하면서 가끔씩 들르는데, 최근 들어서는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연씨는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인 지난해 2월 말, 박연차(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50억원을 건네받은 인물. 2000년 건평씨의 큰딸(36)과 결혼한 연씨는 3년 뒤 박 회장이 만든 '슈테크'라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에서 6개월간 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뿐 아니라 박 회장과도 '보통 인연'은 아닌 셈이다.
이 때문에 "투자금 명목으로 주고받은 것"이라는 노 전 대통령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검찰 안팎에서는 연씨가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연결고리'였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씨는 현재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모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조만간 연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인 노지원(45)씨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50억원이 실제로는 노 전 대통령의 큰형 영현(1973년 사망)씨의 둘째 아들인 지원씨의 사업 자금으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원씨는 애초 KT에서 근무하다 2003년 우전시스텍 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이로 인해 청와대에서 주의를 받기도 했다. 2006년 우전시스텍은 바다이야기 제작업체인 지코프라임에 인수합병됐는데, 같은 해 '바다이야기' 파문이 일자 지원씨는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이후의 행방은 묘연하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 대부분이 지원씨의 이후 행적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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