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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원 한국국제협력단 총재 "쌀 주는 대신 농사법 가르쳐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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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원 한국국제협력단 총재 "쌀 주는 대신 농사법 가르쳐 주죠"

입력
2009.04.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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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들에게 옥수수, 쌀 등으로 물량공세를 펴던 선진국들이 경제위기에 직면하면서 원조 폭을 줄이자 지원 받던 나라들이 휘청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지원을 받는 곳은 끄떡없습니다. 현물 제공 대신 그것들을 직접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거든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박대원(62) 총재는 "저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내고 있는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이 글로벌 불황기에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며 "각국에서 한국의 ODA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국제협력단은 1991년 당시 각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기술ㆍ인적 지원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대외 무상원조기관. 창립 18주년을 맞은 1일 현재 400여명의 본부 직원과 1,500여명 자원봉사자들이 아프리카, 남미 등의 40개국에 나가 그들의 경제성장을 돕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성인으로 접어든 국제협력단의 활약상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박 총재는 "비옥한 땅임에도 불구하고 관계시설이 없어 1모작만 하고 있던 캄보디아 바테이 마을에 몇 년 전 14㎞의 제방을 만들어 3모작이 가능해졌다"며 "소득이 3배로 늘어난 이들의 감사 인사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박 총재는 "국제협력단의 지원으로 필리핀에 건립된 한국형 도정공장에서 생산된 쌀이 KOICA 쌀이라는 브랜드로 팔릴 정도인데, 대통령이 나서서 도정공장 추가 건립을 요청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자랑했다. 한번의 지원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내는 한국의 지원방식이 선진국과 차별화 하는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국가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대외원조 만한 방법이 없다"는 박 총재는 "우리나라의 개발원조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맹국 평균(국민총생산의 0.31%)에 크게 못 미치는 0.07%로, 금액으로 따지면 국민 한 명이 연간 1,000원 미만을 지원하는 수준"이라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협력단이 올해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 아직까지 배를 곯는 이들이 있는 상황에서 대외 원조 확대가 적절한가"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 박 총재는 "충분한 이유와 경제대국으로서의 의무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인색한 부자들의 격이 얼마나 떨어집니까. 국제사회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개발원조는 OECD 국가 중 헝가리와 함께 최하위 수준으로 협력단의 올해 예산은 약 4,000억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에서 드높아진 한국의 브랜드가 더 큰 결실은 낳고 있다고 박 총재는 덧붙였다. 대외원조가 결국 국익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알제리. 알제리의 신도시 시디 압델라의 마스터플랜 마련 재원(100만 달러)을 지원한 덕분에 지난해 8월 국내 건설사가 8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또 페루 공과대학에 270만달러를 들여 설립한 IT센터도 큰 성과로 꼽힌다. 한국의 최신 IT 기자재와 장비가 지원된 사업으로 소형 인공위성을 개발할 정도의 IT전문기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박 총재는 "덕분에 국내 IT업체들이 현지로 순조롭게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감자의 원산지인 페루에서 페루-한국-알제리 삼각협력을 제시했다. 박 총재는 "한국의 씨감자 생산기술을 통해 페루에서 생산한 감자를 아프리카에 지원하게 되면 세계의 식량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차별화 된 원조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정치ㆍ외교적 위상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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