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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 첫 이슬람국 방문 "터키를 열어야 중동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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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 첫 이슬람국 방문 "터키를 열어야 중동이 열린다"

입력
2009.04.0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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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터키 방문에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첫 이슬람국 방문이라는 상징성과 중동 질서 변화의 계기라는 실질적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박3일 일정으로 5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 도착해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 에르도안 총리 및 압둘라 귤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하고 7일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문명과의 대화'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은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10년 만에 터키를 방문하는 미국 정상"이라며 "탈레반 척결을 최우선 중동 과제로 설정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터키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터키는 전통적으로 아프간, 파키스탄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이란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에 나설 때 중재국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배경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터키 방문 기간에 터키 국민과 여론의 환심을 사는 일에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터키 방문 기간에 이례적으로 터키 야당 지도자들과 개별 면담을 할 계획이다. 당초 미국 정부는 야당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터키 야당이 개별 면담을 요구하자 수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르메니아 대학살 문제는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르메니아 대학살이란 1915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터키의 전신인 오토만 제국이 소수민족 아르메니아인 150만명을 살해한 사건인데 터키 정부는 고의적 학살을 부인하고 있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면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공식 인정할 것이라고 공약했다"면서도 "그가 이번 방문 기간에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도 정치, 경제대국인 미국과 관계 개선을 하면 얻을 게 적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하고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에 지명되는 것을 양해했다.

라스무센 총리가 이슬람의 종교적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며 NATO 사무총장에 지명되는 것에 반대하던 기존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 대가로 터키는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NATO 사무차장과 나토군 지휘관 자리를 보장 받았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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