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벚꽃 축제인 군항제가 열리는 진해는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기지사령부가 위치해 있는 곳으로서 우리나라 해군의 요람이자, 군인정신이 도도히 흐르는 곳이다. 더구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고 그 얼을 기리기 위해 거행되어 오던 추모제였던 군항제가 '사쿠라' 라고 불리는 일본의 정신과 이미지를 떠올리는 벚꽃 축제로 바뀐 것은 아쉽기 그지없다.
물론 왕벚꽃나무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의 제주도라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벚꽃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되는 이미지가 일제 잔재와 군국주의의 상징성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지역의 벚꽃축제에 대한민국의 바른 정기와 정신이 살아 숨쉬어야 하는 군대를 상징하는 의미가 포함된 '군항제'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진정한 의미의 '군항제'는 벚꽃 축제가 아니라 대양을 향해 뻗어가는 대한민국 해군의 기상과 군인정신을 알릴 수 있는 축제의 명칭이어야 한다. 그 동안 관행적으로 사용해왔던 군항제란 명칭과 벚꽃축제를 분리해서 '진해의 벚꽃축제'라고 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또한 봄만 되면 전국 각지에서 벚꽃축제는 셀 수도 없이 많이 열리지만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무궁화를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린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자랑스럽게 내세울만한 무궁화 동산 하나 없고, 무궁화 축제 하나 열리지 못하면서 입으로만 사랑하는 무궁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민족의 사랑을 받아온 무궁화는 끝이 없다는 '무궁'자를 따서 꽃말이 만들어져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끈기 있게 피우는 생명력의 반복이 우리 민족의 끈기와 상통한다.
다행이 한국토지공사는 지난해부터 나라꽃 무궁화 사랑운동을 주창하면서 공사가 만드는 모든 사업지구 내에 무궁화 공원과 무궁화 꽃 길을 조성하고 있다. 앞으로 토공이 새로 만드는 신도시에서는 멋진 무궁화 동산과 무궁화 꽃 길을 만날 수 있다.
금철수 한국토지공사 시설사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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