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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 8집 앨범 발매…"사회의 빛과 그늘 강렬한 메시지에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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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 8집 앨범 발매…"사회의 빛과 그늘 강렬한 메시지에 담았죠"

입력
2009.04.0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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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 밴드 'YB'(보컬 윤도현, 베이스 박태희, 기타 허준, 드럼 김진원)가 2년 7개월 만에 내놓은 8집 앨범의 커버는 투박하지만 힘찬 필체로 쓰여진 '공존(共存)'이라는 타이틀로 두드러진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의 저자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써준 글씨다. 신 교수와 YB가 두 글자의 타이틀을 통해 공유한 '공존'의 의미가 이번 앨범의 뼈대가 됐다. 그 뼈대에는 마치 다큐멘터리의 영상을 담은 듯 살아서 펄펄 뛰는 일상의 장면들이 붙어 있다.

소위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젊은이들의 실업 문제, 용산참사 현장의 슬픔 등 그동안 가요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던 일상의 낯선 조각들이다. 사회성이 짙고 메시지가 강렬한 앨범이다. YB 멤버들을 대표해 만난 윤도현은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은 음악"이라고 말했다.

"한 번 다 만들었다가 엎었어요. 작년 가을이죠. 정말 이를 악물고 만든 후 자신감에 차서 회사 식구들에게 들려줬는데, 대표님이 듣더니 '어렵기만 하고 감흥이 없다. 다시 하자'고 하더군요. 아무도 못 했고 YB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생각에 만든 음반이었는데…. 겨우 한 곡(9번 트랙 '톡 투 미')만 건지고 전부 새로 만들었어요. 덕분에 언젠가 써먹을 노래 36곡을 저축해 놨죠."

YB는 대중을 의식한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왔다. 심지어 평론가들이 제일 싫어하는 뮤지션이란 말도 들었다. 스스로도 "고정 팬이 별로 없다"고 말할 정도로 팬층이 두텁지 않다. 그래서 신보의 콘셉트로 잡은 게 공존이다.

"사회의 모든 모습을 다양하게 음악에 담고자 했죠. 이런 과정이 공존의 참 의미를 찾는 과정이고요. 책 <88만원 세대>를 읽고 얼마 안 되는 돈을 위해 불안한 미래를 알고서도 고개 숙이며 살아야 하는 청년들의 현실을 쓰게 됐죠(트랙 2 '88만원의 Losing game'). 용산에서 그 비참한 일이 벌어지고, 사흘 지나서 현장을 찾았어요. 담배 몇 대 태우고 돌아서면서 차 안에서 곡(트랙 3 '깃발')을 완성했고요."

신보의 곡들이 하나같이 한 장르에 매몰된 인상을 주지 않는 것도 공존의 룰을 따른 결과다. 하드록과 사물놀이의 결합, 펑키한 느낌의 록, 빈티지한 드럼 사운드 등 여러 음악적 요소들을 배합했다. 타이틀곡 '아직도 널'(트랙 4)을 비롯해 '꿈꾸는 소녀 2'(트랙 11) 등은 YB의 대중적 코드였던 '소녀 감성'을 따른 곡들이다.

"도전적인 록을 추구하지만 낭만이라는 코드는 포기할 수 없죠. 타이틀곡과 마지막 트랙 '엄마의 노래'는 편곡을 다르게 했을 뿐 둘 다 2005년 유럽투어 때 박태희씨가 만든 같은 곡이에요. '아직도 널'은 제가 가사를 붙인 노래인데 사실은 회사에서 저희 몰래 작사가들로부터 80개 정도 가사를 받아놓았더군요. 정말 신기하게도 그중에서 제 가사가 선택받았어요."

윤도현은 지난해 KBS 프로그램 개편 때 오랫동안 진행했던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에서 하차했다. 당시 여러 가지가 고려됐다는 말이 돌았지만 윤도현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사실 할 말은 없어요. 이후 경제적으로 좀 어려워지긴 했지만 대신 곡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건 결과적으로 잘 된 일이죠. 괜히 주변 분들에게 걱정만 끼친 것 같아 죄송하죠."

YB는 10년 만의 첫 소극장 공연을 앞두고 있다. 14일부터 5월3일까지 서울 홍대 앞 브이홀에서 쉬는 날 없이 공연한다. 500여 석이라 코앞에서 팬들을 마주하게 됐다며 윤도현은 신이 난 모습이다.

"미국 공연 때 기타 메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무대로 향하던 기분, 그런 소박한 설렘이 기대되는 공연이에요. 관객과 일대일 대화를 나누듯 그야말로 공존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 같고요. 공연 끝나고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후기를 읽으면 꼭 연애하는 기분 같지 않을까요."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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