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ㆍ29 재보선 전주 덕진 공천 여부에 대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최종 결단이 임박했다. 정 대표는 이르면 3일 정 전 장관과 최종 담판을 시도한 뒤 늦어도 주초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중진들과 정 장관측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박상천 김영진 문희상 천정배 이석현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 5명은 2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조찬 회동을 하고 중재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정 전 장관이 출마선언을 사과하면 지도부가 공천을 주는 모양새를 갖추자는데 의견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정 대표를 면담한 김영진 의원은 "지도부에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중진들의 확고한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강창일 이종걸 장세환 의원 등 이미 정 전 장관 출마 지지입장을 밝힌 의원 10여명도 조찬 회동을 가진 뒤 '공천불가피론'을 정 대표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중재노력의 약발이 먹히는 분위기는 아니다. 우선 당 지도부의 부정적 기류가 여전히 확고하다. 최근 잇달아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구 민주계인 김민석 장상 최고위원이 공천 불가피론으로 돌아섰지만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아직 공천반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 대표도 측근들에게 "덕진은 원래대로 가자"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한 386 재선의원은 "중진들의 중재안도 결국은 정 전 장관의 공천을 전제로 한 것인 만큼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정 대표가 공천을 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물론 극적타결의 실마리는 남아 있다.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하고 수도권 선거에서도 패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여전히 정 대표에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중진들이 두 사람의 대화를 권유한 만큼 마지막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 대표측 강기정 비서실장은 "정 전 장관이 내일이라도 만나겠다고 하면 제주 4ㆍ3 사건 위령제 행사 일정도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전주로 간 정 전 장관도 이날 오후 제주 방문 일정을 마치고 상경해 회동 성사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 전 장관측은 "출마를 포기하는 자리라면 만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동이 성사된다고 해도 정 대표측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복당을 받지 않는다'는 최후통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타결 전망이 밝지 않다. 당 핵심 인사는 "회동이 무산되면 정 대표가 주초에 덕진 공천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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