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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켓 발사 강행/ 金체제 강화… 후계구도 정지작업 의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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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켓 발사 강행/ 金체제 강화… 후계구도 정지작업 의미도

입력
2009.04.07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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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5일 장거리 로켓 발사는 일거다득(一擧多得)의 다목적 카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근접하는 기술력을 과시, 미국과의 향후 협상에서 기선을 제압하려는 생존 전략이자 내부적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 3기 체제 출범에 맞추어 쏘아 올린 '축포'로 체제결속이 목적이다.

북한은 2월 '인공 위성' 발사를 공언한 뒤 과거와는 달리 발사 날짜와 시간까지 예고,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어 로켓 발사의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을 분명히 했다. 발사 시간을 한국의 일요일 오전, 미국의 토요일 밤에 맞춘 것이 북한의 이러한 의도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지난해 9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온 이후 체제 불안을 잠재울 필요가 있었다. 북한의 정치일정을 보면 김 위원장 3기 체제 출범을 알리는 제12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9일)_김일성 장군 생일인 태양절(15일)_조선인민군 창건일(25일) 등 기념일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4월이 체제 단속을 위한 절호의 시기인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4월 한 달간 '축제' 분위기 속에 김 위원장 중심 체제 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로켓발사는 축제 시작을 알리는 '불꽃 놀이'이자 '인공위성 국가인 우리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 목표도 달성할 것'이라고 선전할 수 있는 도구다. 여기에는 김정일 후계 구도 구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도 있다고 봐야 한다.

미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과 함께 북한은 북미관계 급진전을 기대했지만, 경제 위기와 중동 문제 등으로 대북 정책 우선순위는 뒤로 밀렸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대북 봉쇄 해제와 경제 지원, 투자 유치, 궁극적 관계정상화 달성을 최종 목적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 능력을 과시한 것은 향후 대미 협상에서 최대한을 얻어내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핵무기 뿐만 아니라 미사일도 미국의 지원과 양보를 얻어내는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로써 오바마 행정부 4년내내 미국을 괴롭힐 무기를 손에 쥔 셈이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은 "20~25번째인 미국의 대북 정책 우선 순위를 10위권으로 끌어 올리는 게 북한의 목표"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006년에 이어 이번에도 인공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지만 ICBM에 근접한 미사일 개발ㆍ발사 능력을 입증했다. 북한은 이를 과시하면서 미사일 기술 해외 이전을 우려하는 국제사회를 다시 위협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4일 "로켓 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다"고 보도, 위협을 통한 '미사일 가치 높이기' 의도를 분명히 했다.

북한은 이 같은 압박효과를 충분히 거두면서도 유엔 제재 등을 피하기 위해 인공위성 발사를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미국과 국제사회에 자신들에게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하게 하려면 아주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시켰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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