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4ㆍ29 재보선 공천 과정이 순탄치 않다.
한나라당은 5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고 울산 북구와 인천 부평을에 대한 공천 문제를 논의했지만, 격론 끝에 6일 오전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날 회의에선 울산 북구는 박대동 예금보험공사사장이, 인천 부평을은 이재훈 전 산자부차관이 각각 유력한 후보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당직자는 "이번 재보선을 '경제 살리기'선거로 규정한 만큼 경제전문가를 공천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공심위원들은 "박 사장과 이 전 차관이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 보다 뚜렷한 경쟁력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심위원은 "여론조사 지지도가 높은 후보를 놔두고 무조건 경제전문가를 공천하자는 지도부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나라당은 앞서 경북 경주와 전주 덕진, 전주 완산갑 등 3곳의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에 정종복 전 의원과 전희재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 태기표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를 각각 공천했다.
한나라당의 공천이 순탄치 않은 것은 재보선 승리를 확신하지 못한다는 현실과 인과관계를 갖는다. 사실 울산 북구와 인천 부평을은 한나라당에게는 그리 훌륭한 전장이 되지 못한다.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인물난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당내에선 재보선 결과에 대한 우려도 조금씩 커져 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는 않았다. 야당이 재보선 정국을 주도하지 못한 채 적전(敵前)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내세운'경제살리기 재보선'이란 캐치프레이즈도 초기엔 반응이 괜찮았다. "이 정도면 괜찮은 성적을 기대해도 되겠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런데 갈수록 돌아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고개를 갸웃대는 이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한다. 이런 마당에 쉽게 이길 수 있는 경북 경주에서도 당내 계파 갈등 때문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쉽게 갈 수 있는 선거를 어렵게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부의 재보선 전략부재를 탓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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