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감소에도 불구하고 1분기 일본으로부터의 투자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엔화 가치 상승으로 저렴해진 한국 상품 등을 구매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 주부들의 대명사인 '와타나베 부인'에 이어 이젠 '사무라이 투자 자금'이 본격적인 투자 쇼핑에 나서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2일 지식경제부의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1∼3월 FDI 신고액은 16억7,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2%나 감소했다. 특히 금융ㆍ보험 분야의 투자가 크게 위축되며 서비스업 FDI 신고액은 7억5,700만 달러로, 작년 1분기에 비해 무려 61.1%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 투자(9억1,300만달러)는 전년 동기 대비 26.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로운 점은 국가별 판세다. 대부분의 경우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일본으로부터의 투자는 크게 늘어난 것. 실제로 1분기 미국으로부터의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1.0% 감소한 3억5,800만달러,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투자도 65.2%나 감소한 5억3,5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본으로부터의 투자는 지난해 1분기 2억5,200만달러에서 무려 162.8%나 증가한 6억6,100만달러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전체 FDI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9.3%에서 올해엔 39.4%로 커졌다. 국가별 순위도 단연 1위다. 일본으로부터의 투자액 대부분(6억2,500만달러)이 부품ㆍ소재 등 제조업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처럼 일본으로부터의 투자가 늘면서 경쟁국과 비교하면 FDI 감소세가 상당부분 상쇄됐다는 게 지경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1~2월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베트남의 FDI는 전년 동기 대비 67.9%, 브라질은 31.8%나 감소했다. 세계 FDI의 블랙홀 역할을 해왔던 중국도 같은 기간 26.2%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 환경이 악화하고 있지만 대체로 하반기에 FDI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엔고 등의 기회요인을 잘 활용할 경우 올해 FDI 목표인 125억달러 유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총체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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