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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정상회담/ 역대 정상회담 '냉온탕'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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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정상회담/ 역대 정상회담 '냉온탕' 오락가락

입력
2009.04.0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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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계가 '냉정과 애정'사이를 오가는 동안 한미 정상회담장의 온도도 오르락 내리락 했다. 특히 양국 정상 사이에 오간 말과 호칭은 당시 한미간 친밀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분위기는 의외로 쾌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대한민국은 가장 위대한 친구 중 하나"라고 애정을 표시, 일각의 엇박자 우려를 해소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찰떡 궁합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해 4월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부시의 별장인 크로퍼드 목장에 초대받는 것으로 '한미 동맹 복원'을 알렸다. 이 대통령은 골프 카트를 직접 몰았고, 부시 전 대통령은 "훌륭한 운전자"라고 친밀감을 표현했다. 지난 해 11월 마지막 만남에서 두 사람은 "좋은 친구로 만나게 돼 감사하다", "퇴임 후에도 한국에 꼭 들려 달라"며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대미 자주를 내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의 2003년 5월 첫 정상회담 분위기는 어색했다. 회담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easy man'이란 호칭을 썼다. "만만하다는 뜻", "편안한 사람이라는 의미" 등 해석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한미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 드러난 일화다.

2003년과 2005년 정상회담에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친구'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7년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선 노 전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의 답변을 재촉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나중에 통역 실수 밝혀지긴 했지만, 한미 사이에 다시 찬바람이 분 순간이었다.

북한 문제에 대해 정반대 시각을 가졌던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부시 전 대통령의 관계도 삐걱댔다. 2001년 3월 첫 정상회담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DJ를 가리켜 'this man'이라 했다. 이 때도 '이 양반'이냐, '이 분'이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같은 해 2월 두 사람의 첫 전화통화해서 DJ가 대북 포용정책을 이야기 하자 부시 전 대통령이 수화기를 손으로 막은 채 "이 사람이 이토록 순진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다는 뒷얘기도 나왔다.

DJ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야말로 파트너였다. 1999년 정상회담에서 DJ는 햇볕 정책을 설명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나는 조수석에 있을 테니 당신이 운전해 달라"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 반대로 1993년 11월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실무진이 마련한 대북정책 관련 사전 합의를 뒤집는 것으로 한미 간 불협화음을 예고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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