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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지금/ "독자 기상위성 콤스! 너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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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지금/ "독자 기상위성 콤스! 너만 기다려"

입력
2009.04.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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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남의 차만 얻어 타다가 드디어 내 차를 사는 기분이에요."

손승희 국가기상위성센터 기상연구관의 말이다. 그의 마음을 한껏 설레게 하는 '새 차'는 다름아닌 국내 첫 독자 기상위성 '콤스'(COMS)다.

콤스는 11월 말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우주센터에서 쏘아올릴 예정인 통신해양기상위성(Communication, Ocean & Meteorological Satellite). 콤스가 동경 128.2도, 적도 3만6,000㎞ 상공의 정지궤도에 안착하면, 한국은 세계 7번째로 정지궤도에 기상위성을 보유한 나라가 된다.

30일 오후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에 자리한 국가기상위성센터. 앞마당에 들어서자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서있는 직경 13m의 대형 송수신 안테나가 눈길을 잡았다. 콤스와 아시아ㆍ태평양 전역의 기상, 해양, 환경 관측 자료를 주고 받게 될 통로다.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콤스를 비롯한 위성자료 송수신과 자료 분석, 감시제어 등 업무를 통합 수행하는 곳이다. 기상청 내 1개 과(지구환경위성과)에서 담당하던 업무가 콤스 발사를 계기로 양적, 질적으로 늘어나면서 별도 조직으로 격상된 것이다.

3만3,000㎡ 부지에 3층짜리 본관, 대형 안테나, 소형 안테나 5기 등을 갖춘 센터는 지난해 8월 완공돼 12월부터 시험 운용 중이다.

콤스 발사는 기상관측 분야에서의 '독립 선언'이나 다름 없다. 독자 기상위성을 보유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기상 예보가 가능할 뿐 아니라, 기상관측자료를 '얻어 쓰는' 나라에서 '나눠 주는' 나라로 격상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 미국, 유럽이 보유한 총 11개 기상위성에서 관측된 자료를 유ㆍ무상으로 받아 예보에 활용해왔다. 유럽에는 매년 1억원씩 수신료를 내지만, 관측대상 지역이 유럽이어서 태풍ㆍ집중호우 등 위험기상 발생 땐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가까운 일본의 자료도 한계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일례로 일본은 태풍이 발생하면 자국민들에게 거의 실시간으로 위성정보를 제공하지만, 한국을 통과하는 태풍에 대해서는 30분 간격의 정규 자료만 내놓는다.

하지만 콤스가 뜨면 평소 15분 간격, 태풍 등 위험기상 발생 때는 8분 간격으로 집중 관측이 가능하게 된다. 엄원근 기상기술기반국장은 "집중호우는 현재 예보에서 가장 엇나가는 부분인데, 콤스를 통해 이런 긴급기상 오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콤스 발사 이후 기상재해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연간 400억원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위성자료와 외국 것을 맞교환 하면 되기 때문에 유럽에 지불하던 수신료 1억원도 아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장 반가운 것은 다른 나라에 손 벌리지 않고, 한반도 중심의 기상관측 자료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애숙 센터장은 "지금까지는 만든 옷을 받았다면, 이제는 우리가 옷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고 빗대어 설명했다. '옷감'에 해당하는 위성 로 데이터(Raw Data) 뿐 아니라, '옷 만드는 도구'인 소프트웨어까지 독자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받은 외국 위성자료는 로 데이터가 아니라 해당국에 맞게 가공된 자료였다. 또 자료는 거저 주는 경우도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토록 해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고, 프로그램 구입 비용이 고가였다. 위험기상 때 자료를 따로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직도 위성자료가 도착하기까지 12시간이나 걸리는 곳도 있다.

그러나 콤스 발사 뒤 시험운영 6개월을 거친 내년 중반이면 콤스가 보낸 로 데이터와 독자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다양한 예보에 활용할 수 있다. 국립기상연구소와 서울대 등이 공동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상층수증기, 복사량 등 외국 위성자료로는 얻을 수 없는 11가지의 결과도 낼 수 있다.

동시에 기상관측 수혜국에서 30개국, 22억명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시혜국으로 격상된다. 센터는 이미 한국국제협력단을 통해 3주짜리 '콤스 위성훈련과정'을 개설, 저개발 국가에 기술을 가르치고 위성자료와 소프트웨어를 무상 지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기상위성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현재 38명. 정규직만 700여명인 미국, 200여명이 일하는 일본 기상위성센터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직원들의 열정만은 뜨겁다.

손 연구관은 2007년부터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 산하 기상위성센터에 2년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지구환경연구센터에 2개월간 파견돼 근무하며 익힌 선진 위성자료 분석 기술을 국내 기상 예보에서 발휘할 기대에 부풀어있다. 그는 "미국 NOAA에서 훈련중인 박사급 인력 15명이 합류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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