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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 한국경제] 제2부 <5> 신해양시대를 지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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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 한국경제] 제2부 <5> 신해양시대를 지배하라

입력
2009.04.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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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 시화방조제 내 작은가리섬. 경기 시흥시 오이도에서 바다와 호수를 사이에 두고 시화방조제 도로를 따라 대부도 방향으로 중간쯤 가다 보면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가 쉴새 없이 오가는 거대한 공사 현장이 나타난다.

300명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매서운 바닷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조력발전소 건설 현장이다. 조력(潮力)발전은 바다의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를 이용해 무공해 청정 에너지를 생산하는 수력발전의 한 방식이다.

방조제에서 외해(外海) 쪽 공사현장으로 향하니, 발전소 건설을 위해 바닷물을 막고 해수를 빼면서 생긴 커다란 구덩이가 눈에 띈다. 축구장 20개 크기에 맞먹는 13만8,000㎡ 면적의 바다 밑 땅이 드러난 것이다.

방조제 하단부에는 조력발전의 엔진 역할을 하는 수차(水車)발전기가 들어갈 지름 14m 가량의 '벌브케이스'(Bulb-case) 10대가 세워져 있다. 현재 공정률은 75% 정도. 예정대로 2010년 하반기에 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면 여기에 설치된 10대의 수차에서 매년 소양강댐의 연간 발전량보다 1.5배 이상 많은 5억5,200만㎾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발주처인 한국수자원공사 박창준 차장은 "시화조력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이면 인구 50만명 규모의 도시에서 필요한 전력을 모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력발전은 수력발전과 비교해서도 장점이 많다. 수력발전은 날씨나 홍수 조절 등의 목적 때문에 매일 발전 시간이 일정치 않은데 비해, 조력발전은 밀물과 썰물이 1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기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하루 10시간씩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차흥윤 조력공사팀장은 "1㎾h 당 건설비용이 태양광 716원, 풍력 82원인 반면, 조력은 62원으로 저렴해 다른 청정 에너지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력발전소의 효과는 단순히 청정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박 차장은 "조력발전을 하면 특히 수질개선 효과가 뛰어나 시화호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지난해 평균 3.7ppm에서 외해와 비슷한 2ppm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86만2,000배럴의 유류 수입 대체 및 연간 31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 또 시화조력발전소 완공 이후 발전소 연접 부지에 조성될 시화다목적공원은 수도권 인근 시민들의 관광 및 휴게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녹색 뉴딜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상당한 효과가 예상된다. 차흥윤 팀장은 "다른 일반 건설현장과 달리 조력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현장은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하는 연구인력과 현장 기술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청정 에너지를 만드는 것 만큼이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팀장은 "조력발전 사업은 친환경 에너지도 만들고 죽어가던 환경도 살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녹색 해양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 바람·조수·해조류… 新재생에너지 사업 활발

바다는 무공해 에너지의 보고(寶庫)다. 실제 ▲바닷바람을 이용한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발전과 바닷물의 흐름을 활용한 조류발전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플랜트 등 신(新)재생에너지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민간 기업과 공동으로 2015년까지 1조원을 들여 국내 최대인 300㎿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조만간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고 내년부터 본격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물살이 빠르기로 유명한 전남 진도군 울돌목에서는 한국동서발전이 시범용 1㎿급 조류발전 설치작업을 진행 중이며, 5월 초 공사를 끝내고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동서발전은 시험발전소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까지 48㎿의 상용조류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동서발전 기획처 유지윤 팀장은 "상용발전이 이뤄지면 매년 200억원의 원유수입 대체 및 연 7만7,000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얻게 된다"며 "2017년 이후 인근 장죽수도(150㎿급)와 맹골수도(250㎿급)에도 조류발전소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2011년까지 210억원을 투입해 해조류를 에탄올로 변형시켜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에탄올 해양플랜트'(연산 120만ℓ 규모)를 완공하고, 2012년 이후 하루 40만ℓ의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추가 건설할 방침이다. 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에탄올 40만ℓ는 중형승용차 400대를 가득 주유할 수 있는 양이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 밀스 시티 오브 런던 지속가능발전국장

"기후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다. 먼저 뛰어들어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들은 큰 보상을 받을 것이다."

영국 런던의 금융중심지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의 사이먼 밀스(42) 지속가능발전국장은 '저탄소 녹색성장' 전도사다. 최근 '한ㆍ영 저탄소 녹색성장 비즈니스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밀스 국장에게 기후변화는 현실이다.

"21세기 말이면 해수면 높이가 1.5m 올라간다. 앞으로 홍수와 가뭄, 해안 침식, 영농지역 감소, 인구 이동 등 지구 구석구석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이런 변화는 '경제적 손실'로 다가온다. 경작지 감소는 식량 부족으로 연결되고, 수온이 상승하면 질병이 늘어난다. 천재지변 증가로 사회간접시설의 노후화도 빨라진다. 이에 대비하지 않고는 지속가능 발전을 꾀할 수 없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영국은 이미 중앙정부 차원에서 탄소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티 오브 런던은 탄소거래시장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외교부에 기후변화 관련 부서가 있고, 한국 등 주요 국가의 영국대사관에는 '기후변화 담당관'을 뒀다.

밀스 국장은 영국의 앞선 대응에 대해 "영국 기상청이 과거 350년간 보관해온 기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가 앞으로 엄청난 변화를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민과 정치권의 이해도를 높게 평가하면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IT와 엔지니어링 분야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녹색성장과 관련한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충고도 잊지 않았다. 밀스 국장은 자신이 머문 호텔 외부의 적외선 난로 낭비, 시내 빌딩과 상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의 에너지 과다 소모를 예로 들며 새어나가는 에너지를 안타까워했다.

밀스 국장은 기후변화 연구 프로젝트인 '런던 어코드'(London Accord) 사이트(www.london-accord.co.uk)를 참고하라고 권했다. 기후변화와 경제적 영향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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