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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신용·경제사업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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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신용·경제사업 분리

입력
2009.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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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농산물판매ㆍ유통(경제사업)부문과 금융(신용사업)부문이 쪼개져 별도의 지주회사(경제지주회사-금융지주회사) 체제로 바뀐다. 현재의 농협중앙회는 해체돼 연합회 체제로 전환된다.

농림수산식품부 산하의 민관합동기구인 농협개혁위원회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농협중앙회 신ㆍ경 분리 추진방안’을 확정,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장의 권한 축소 등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1단계 농협 개혁안(농협법 개정안)에 이어 신경분리 초안까지 도출됨으로써, MB정부가 추진하는 농협 개혁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농협개혁위의 신경분리 방안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농협경제연합회’로 전환돼 경제사업을 총괄하되 실제 경제사업은 경제지주회사를 설립해 그 밑의 자회사들이 맡는 방식이 된다. 또 중앙회의 은행ㆍ카드ㆍ증권 등 금융서비스도 별도 금융지주회사로 분리한다.

신경분리의 최대 관건인 자본금 배분과 관련, 농협개혁위는 경제연합회가 12조2,000억원 규모의 농협중앙회 자본금 전부를 넘겨받아 ▦경제지주에 5조3,000억원 ▦금융지주에 6조1,000억원씩 출자하고 ▦상호금융연합회에 8,000억원을 배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금융지주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1%를 충족하려면 자본금 6조원이 더 필요한데, 이는 농협 내부에서 우선 조달하되 부족할 경우 정부가 출자하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개혁위 방안을 토대로 이해당사자들과 협의, 연내 신경분리를 골자로 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이르면 내년 말쯤 농협이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이 분리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농협중앙회가 개혁위의 신경분리 방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는 등 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안 제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1단계 농협 개혁안(지배구조 개편)과 달리 신경분리 문제는 농협 구조의 근간을 바꾸는 것이어서 농협 및 농민단체 등의 반발이 훨씬 거셀 전망이다.

정부가 농협이 10년에 걸쳐 자체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경제-신용-교육지원 부문의 3개 독립법인으로 나뉘는 방안을 낸 지 2년 만에 이를 뒤집은 것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 이번 방안은 농협의 신경분리를 앞당기는 대신 국민 세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경분리 작업에 농협법뿐 아니라 은행법, 보험업법 등도 걸려있는 점도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국회가 농협 개혁에 순순히 응해줄 지도 미지수다. 정부 일정대로라면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부터 우선 상반기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고, 연말에 또다시 신경분리 방안을 담아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 일각에선 지배구조 개편과 신경분리를 연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농식품부에서는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농협법 개정이 좌초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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