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사리호(舍利壺)에서 사리 12과(顆)가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달 31일 사리호를 개봉, 그 속에 있던 금제 사리내호(內壺)와 사리 등 유물을 수습했다"고 2일 밝혔다. 출토 당시 X레이 투시를 통해 내외함(內外函)의 이중 구조임이 밝혀졌던 사리호는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들의 참관 하에 개봉됐다.
사리호 내부는 다량의 구슬과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흰 가루로 가득차 있었고, 그 가운데 금제 사리내호가 놓여 있었다. 내호를 열자 구슬과 흰 가루 사이에 자줏빛의 사리 12과가 섞여있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역시 사리다. '이 사리가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眞身)사리인가' 하는 궁금증에 대해 김상현 동국대 사학과 교수는 "당시 백제인들이 이 사리를 부처님의 사리로 여겨 봉안했다는 점에서 진신사리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국 문화재위원도 "탑 자체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는 곳이므로 탑에서 나왔다면 당연히 진신사리라 할 수 있다"면서 "사리는 감정의 대상이 아니라 신앙의 대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리내호는 금으로 만들었으며 높이 5.9㎝, 폭 2.6㎝ 크기로 보주형(寶柱形) 뚜껑과 긴 목, 몸체의 상ㆍ하부가 분리되는 구조 등 전반적으로 외호(높이 13㎝, 폭 7.7㎝)와 유사한 모습이다. 연꽃무늬와 세잎넝쿨무늬, 작은 원 모양이 배열된 문양 역시 외호와 같았다.
다만 보주형 뚜껑이 분리되는 외호와 달리 내호는 뚜껑과 몸체 상부가 일체형으로 돼있었다. 외호는 그간 금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됐으나 성분 분석 결과 구리에 금을 입힌 금동제(金銅製)로 확인됐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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