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양대 후원자였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참여정부 시절 '노(盧)의 남자'로 꼽혀 왔던 두 사람 간의 '갈등설'이 최근 검찰 수사를 거치며 두드러지게 불거지고 있어 이 부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불협화음은 2007년 8월 '3자 회동'에서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재단 설립 논의를 위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참석한 자리에서 박 회장은 홍콩계좌의 50억원을 제안했지만, 강 회장은 "이름없는 '검은돈'은 받을 수 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강 회장은 최근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나 나와는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이라며 명확히 선을 긋기도 했다.
양측이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계기 또한 사뭇 다르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와의 친분이 계기가 됐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은 사실 노 전 대통령이 아니라 건평씨의 사람"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말하자면 '사적 인연'이 바탕이 된 셈이다. 박 회장은 이를 보여주듯 노 전 대통령뿐 아니라 한나라당 인사들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통 큰 로비'를 했다. 특히 현 정권 들어선 이후에는 노 전 대통령과 별다른 교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과의 '이념적 동질감'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에도 매주 봉하마을을 찾는 강 회장은 "삶의 가치관이 거의 비슷해 속 깊은 얘기까지 나눈다"고 했다. 최근에는 50억원 의혹이 불거지자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몰랐다"며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 회장은 무언가 대가를 바라면서 후원했던 반면, 강 회장은 그야말로 노 전 대통령의 인간적 매력에 빠졌던 경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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