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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李측서 후보 사퇴 압력" 경주 출마 정수성씨 "이상득 전 부의장 먼저 전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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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李측서 후보 사퇴 압력" 경주 출마 정수성씨 "이상득 전 부의장 먼저 전화" 주장

입력
2009.04.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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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지역 4ㆍ29 재선거를 계기로 한나라당의 고질병인 친이ㆍ친박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친이 핵심인사가 당의 공식 후보로 결정되자마자 친박 성향의 무소속 후보에 대한 사퇴 권유 논란이 불거졌다. 당장은 진실게임 양상이지만, 양측간 감정의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경주 재선거 출마를 선언한 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씨는 31일 기자회견을 자청,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이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며 "이 문제에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관여됐는지 진솔하게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을 만난 과정에 대해선 "29일 낮 12시45분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으로부터 이 의원을 만나보라는 연락이 왔었다"고 했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친이측이 조직적으로 자신을 주저앉히려 했다고 주장한 셈이다.

당사자들은 펄쩍 뛰었다. 이 의원은 "이 전 부의장의 요청으로 정씨를 만난 건 맞지만 사퇴를 종용한 적 없다"며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 정치공작부터 먼저 하는 나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씨를 만난 자리에서 '당신이 당선되든 떨어지든 박근혜 전 대표에게 도움이 안된다. 당선돼도 친이ㆍ친박 갈등이 깊어지고, 만약 떨어지면 언론은 박 전 대표의 영향력 상실이라고 쓸 것 아니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부의장도 "정씨가 먼저 연락해와서 마침 지방에 있던 이 의원에게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라고 보냈을 뿐"이라며 "육군 대장 출신이 선거판에서 이렇게 하는 건 점잖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보는 시각 역시 판이하다. 친이진영의 한 의원은 "정씨 본인이 한나라당 입당을 공언했던 사람이니 한번쯤 당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친박성향의 한 의원은 "이 의원의 해명을 100% 인정하더라도 사퇴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 사실상 정씨에게 사퇴하라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며 불쾌해했다.

중도성향의 한 초선의원은 "아무리 부정하고 덮으려 해도 경주 재선거를 두고 친이ㆍ친박 진영이 혈투를 벌이고 있음을 자인한 꼴"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양정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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