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노바디' 두가지 쟁점노래만 아닌 컨셉트까지 도용 문제'저작권의 개념' 폭넓은 논의 필요
'캄보디아 판' <노바디> 가 가요계 새로운 이슈를 몰고 왔다.
발단은 캄보디아 여성 그룹 RHM이 원더걸스의 <노바디> 를 크메르어로 번안해 부르는 동영상이 등장(스포츠한국 3월13일자 참조)하면서 비롯됐다.
RHM이 퍼블리싱 권한을 얻지 않고 무단으로 <노바디> 을 불렀다. 이는 '해외 퍼블리싱'과 '저작권의 개념'에 대한 국내 가요계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두가지 쟁점을 살펴봤다.
왜 문제삼나?
원더걸스는 최근 태국에서 콘서트를 열며 동남아시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제는 인기만큼 무단 번안곡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인기의 척도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피해가 만만치 않다.
현지에서 정식으로 앨범을 발매하는 라이선스 업체의 피해가 우선 크다. 본래 불법 해적판에다 무단으로 번안한 노래까지 나오면서 피해액을 추산하지 못할 정도다"고 말했다.
JYP 측은 최근 조사를 거쳐 문제의 캄보디아 1팀 외에 태국과 중국 등지에서 총 4팀이 음원을 불법 사용했다는 혐의를 찾아냈다. 피해 금액은 수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원더걸스 뿐만 아니라 빅뱅 소녀시대 카라 등 다른 그룹들도 겪을 수 있다. 국내 음악계는 지금 이 문제점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시장 자체가 소멸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컨셉트도 배상받나?
RHM의 등장은 가수가 무대에서 착용하는 의상 소품 안무 등 '컨셉트'에 대한 관심도 촉발시켰다. 이들은 원더걸스의 복장은 물론 춤까지 따라했다.
JYP 측이 강경하게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노래를 베끼는 것이 아니라 무대 전반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건 정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이다.
JYP 관계자는 "패러디나 오마주의 형태와 구분돼야 한다. 태국의 한 업체는 상습적으로 국내 그룹의 노래뿐만 아니라 컨셉트를 따라 해서 가수들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상당히 악의적인 상술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안무 의상 소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해도 책임을 물을 근거가 부족하다. 가사와 멜로디 등처럼 저작권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이례적인 경우도 있다. <노바디> 의 경우 한 광고에서 안무를 사용하면서 저작권 수입의 1/4 수준이지만 대가를 지불했다. 이같은 사례들을 시작으로 안무나 의상 등 무대 전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저작권의 개념으로 보는 폭넓은 논의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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