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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퍼모델 "패션쇼 워킹 대신 고기 잘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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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퍼모델 "패션쇼 워킹 대신 고기 잘라요"

입력
2009.04.0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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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180cm을 자랑하는 늘씬한 몸매의 슈퍼모델이 칼을 잡게 된 까닭은?"

독일의 정상급 인기 슈퍼모델이 돌연 화려한 생활을 접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게 고기를 다루는 정육공으로 변신해 화제다.

30일 DPA 통신 온라인판에 따르면 올해 25살의 니나 슈베르트는 패션의 명소 파리와 밀라노, 런던, 뉴욕 무대를 누비면서 모델로서 남부럽지 않은 명성과 부를 쌓아 왔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슈베르트는 많은 여성들이 동경해 마지 않는 모델계에 환멸을 느끼고 전격 은퇴를 선언한 뒤 새로운 생활을 찾아 나섰다.

슈베르트는 현역 시절 항상 여객기 1등석만을 탔고 수영복을 입은 팔등신 몸매로 '보그' 등 유명 패션잡지의 표지를 장식했으며 이틀간 촬영에 4만 달러(약 5,500만원)의 높은 개런티를 받았다. 슈베르트의 능력과 신체조건이라면 40살 때까진 충분히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일반적 얘기였다.

그러나 슈베르트에겐 지난 6년간의 모델 생활이 어렵고 고단할 뿐만 아니라 육체적 노동으로 인해 심신을 망가뜨리는 시간의 연속이었다는 생각 뿐이어서 어서 빨리 훌훌 털어버리고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슈베르트는 지난해 초 패션쇼에 서는 것을 마지막으로 결단을 내리고 패션무대를 떠나 프랑스를 거쳐 11월 혈혈단신으로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6촌 여동생에게 날아갔다. 그는 여동생과 함께 철인 3종경기 대회 출전을 준비하면서 직장을 물색하다가 결국 도축장에서 일하기로 했다.

슈베르트는 "컨베이어를 타고 오는 아직 따뜻하고 살아 있는 듯한 고기 덩어리에서 뼈를 발라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툰 내게 동료들이 칼 쓰는 법을 자세히 가르쳐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나 오래 도축장에서 일을 할지 알 수 없으나 이곳에선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자리다. 가게나 카페에 취직할 수도 있지만 별로 달갑지 않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슈베르트는 현재 뉴질랜드 북섬의 소도시 하웨라에서 살고 있으며 1주일 전 수영 750m, 사이클 20km, 달리기 5.5km로 이뤄진 철인 3종경기에 처음 참가, 1시간30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그는 또 정육공 외에도 부근 유치원에서 보조교사로 파트타임 근무를 하고 있다.

슈베르트는 "인생의 교차로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교차로는 대단히 신나는 것임에 분명하다. 남은 인생 동안 무엇을 하게 될지 나는 모른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알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남은 인생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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