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믿음의 축구'로 남북전 승전보를 노린다.
오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에 나서는 허 감독의 '필승 카드'는 '믿음의 용병술'이다. 지난해 적지않은 시행착오 끝에 성공적인 세대교체라는 성과를 남긴 허 감독의 용병술은 '신뢰'로 요약할 수 있다.
취임 후 여론의 성토 속에서도 새로운 선수 발굴 의지를 굽히지 않은 허 감독은 남아공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2승2무(승점 8)로 순항하고 있다. 허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들은 북한전에서도 공수의 중추로 기용될 전망이다.
유럽 진출을 추진하다 무적(無籍) 신세로 전락한 이근호는 북한전에서도 최전방 킬러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는 지난 3월 유럽으로 출국, 프랑스 리그 등으로의 이적을 노렸지만 무산돼 '미아' 신세가 됐다.
그러나 허 감독은 이례적으로 이근호를 대표팀에 선발한데 이어 28일 수원에서 열린 이라크전에 선발 출전시키고 페널티킥 키커로 기용하며 믿음을 보였다. '허정무호' 출범 후 가장 많은 골(7)을 터트린 '간판 공격수'에 대한 두터운 신뢰의 표현이다.
조용형(제주)과 곽태휘(전남)가 부상으로 결장하며 중앙 수비의 대안으로 떠오른 황재원(포항)에 대한 믿음에도 눈길이 간다. 이라크전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황재원은 후반 4분 자책골을 넣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허 감독은 "한번의 실수 외에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 수비수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다"며 북한전에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허 감독의 과감한 발탁으로 '한국 축구 세대교체의 기수'로 떠오른 기성용(서울)은 중앙 미드필더로 공수의 중심을 잡고 세트 피스 전문키커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의 '믿음의 용병술'이 16년간 이어지고 있는 북한전 무승 징크스(5무)를 깨뜨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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