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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각오해" G20 규제 강화 움직임에 리히텐슈타인 등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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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각오해" G20 규제 강화 움직임에 리히텐슈타인 등 긴장

입력
2009.04.0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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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조세피난처 리스트를 발표하고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전 세계 조세피난처가 생사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유럽의 소국 리히텐슈타인도 그 중 하나다. 리히텐슈타인의 알로이스 왕세자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금 기준에 따르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나라의 동력이 금융업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리히텐슈타인은 면적이 뉴욕 맨해튼 2배 크기에 불과하지만 금융업을 바탕으로 일인당 국내총생산(GDP) 11만8,0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리히텐슈타인 은행연합의 미카엘 라우버는 AP통신에 "큰 국가들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리히텐슈타인은 인접 독일 유력 인사들의 탈루 통로로 이용돼 왔기 때문에 특히 독일로부터 강한 규제 요구를 받아왔다. 페어 슈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은 조세피난처에 '채찍'을 휘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독일은 지난해 500만유로를 들여 리히텐슈타인 은행의 고객 명단을 확보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올해는 알로이스 왕세자의 동생인 막스 왕자의 독일 내 자산과 LGT그룹 최고 경영자의 탈루 조사를 시작했다.

세금 탈루와의 전쟁은 독일 이외의 나라에서도 최근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0억달러를 투입해 조세피난처로 흘러 드는 자금을 색출하자는 법안이 마련됐고 프랑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G20의 규제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검은 자금이 중동이나 아시아 등의 또 다른 피난처를 찾을 것이라는 소리다. 스위스 소재 법률회사 GHR의 게르하르트 로스는 AP통신에 "탈루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세금을 낮추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은 세금이 소득의 최고 50%에 이르다 보니 조세피난처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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