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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과 퇴출…두 회사의 상반 대응/ 동문건설 '살신성인'- STX '수수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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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과 퇴출…두 회사의 상반 대응/ 동문건설 '살신성인'- STX '수수방관'

입력
2009.04.0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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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건설, 경재용 회장 474억 사재 털어 '훈훈한 미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중견건설사 동문건설의 경재용(57ㆍ사진) 회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474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것이 업계에 잔잔한 미담이 되고 있다.

경 회장은 최근 본인 소유인 충남 아산소재 27홀 골프장(최근 준공)과 정보기술(IT)관련 자회사인 르네코의 지분 매각을 통해 474억의 자금을 마련, 회사 운영 자금으로 사용토록 했다. 이는 동문건설이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지원 받기로 한 유동성 자금 494억원과 맞먹는 규모로, 개인 소유의 비상장 건설사로서는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워크아웃을 통한 기업 회생이 해당 기업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너의 사재 출연이 어찌 보면 당연 일. 하지만 '회사는 망해도 오너는 살아 남는다'는 비난이 유독 많은 건설업계 실상을 감안할 때, 경 회장의 이번 사재 출연은 회사를 되살리기 위한 오너의 자발적인 자기 희생이란 점에서 다른 워크아웃 회사들의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진행중인 워크아웃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받아 들이고 워크아웃을 빨리 졸업하기 위해 직원들은 자발적인 임금 삭감에 동참하고, 오너는 솔선수범의 자세로 사재까지 출연한 것"이라며 "워크아웃 조기 졸업 및 경영 정상화에 들인 자발적인 노력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 액수에 버금갈 정도로 사재를 털어 회사 살리기에 나서는 모습은 다른 워크아웃 기업들의 모범이 될만하다"며 "자구노력의 의지를 확인시켜 준 만큼 기업개선 작업을 빨리 마무리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선 워크아웃 기업들 가운데에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개인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은 오너형 기업인들이 있다.

2000년 현대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때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이 3,700억원대의 사재를 출연했고 보유 주식도 소각했다.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도 워크아웃 시절 회사 재건을 위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20억원 모두를 유상증자하고, 당시 갖고 있던 쌍용건설 지분(5%)도 전량 소각 처리했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 STX, 재작년 인수했던 새롬성원 지원 끊고 나몰라라

STX그룹의 건설부문 계열사 새롬성원산업(구 STX건설산업)이 결국 채권단으로부터 '퇴출' 판정을 받으면서, 대기업의 부실계열사 처리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길지않은 기간동안 끊임없는 인수ㆍ합병(M&A)을 통해 그룹으로 성장한 대기업 STX가 의미있는 자구노력 없이 부실계열사를 털어내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은행과 제2금융권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30일 업계에 따르면 STX는 2007년 4월 새롬성원을 인수한 뒤 STX건설산업으로 사명을 바꿨으나 최근 인수 전 사명으로 되돌렸다. 대표이사 역시 기존 STX쪽 인사에서 옛 새롬성원 관계자로 교체했으며, 이자대납 등 기업회생과 관련된 지원도 전면 중단했다.(본지 25일자 22면 참고)

새롬성원의 1,2금융권 채권단은 "STX가 저 혼자만 살겠다고 채권단과의 회생 약속을 저버리고 사실상 정리절차를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새롬성원산업이 제2차 건설ㆍ조선사 신용위험평가에서 퇴출을 뜻하는 D등급 판정을 받게 되자 채권단은 "의도된 과정 아니냐"는 반응들이다. 채권단은 "새롬성원산업이 D등급 판정을 받은 것은 결국 STX가 계열사를 방치하고 계열 분리하려는 작업들을 진행했던 결과"라며 "등급 판정 이후에도 계열사 회생 방안에 대해 STX는 여전히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과 업계는 대주주와 모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기업회생 의지를 주문하고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워크아웃(C등급)으로 분류된 롯데기공의 경우 모그룹의 신속한 지원으로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했다"며 "지금이라도 그룹에서 조속히 정상화 방안을 만들어 채권 금융기관에 신뢰를 준다면 중소 건설사 하나를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STX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새롬성원의 퇴출은 오히려 계열사를 살리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STX는 또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STX와 채권단 모두 피해자가 된 격"이라며 "회생방안에 대해서는 경영진에서 고심 중에 있으며 채권단과 STX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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