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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지표 해빙 무드…'경제 한겨울' 탈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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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지표 해빙 무드…'경제 한겨울' 탈출 기대감

입력
2009.04.0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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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봄소식을 재촉하는 여러 신호들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여전히 반등이나 회복에 대해선 신중하다. 경기에 선행하는 일부 지표나 심리적 개선 양상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경제의 근본체질(펀더멘털)이 호전된다는 확신을 갖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고개 드는 '청신호'들

희망의 신호는 대체로 경기에 선행하는 금융시장이나 심리 쪽에서 먼저 오고있다. 31일 코스피지수(1,206.26)는 간밤 뉴욕증시 급락에도 불구, 다시 1,200선을 돌파했다. 미 제너럴모터스(GM) 파산설이 되려 우리 경제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 되오르는 듯 했던 원ㆍ달러 환율도 이날 다시 하락 반전하며 1,400원대 아래에서 안정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올초 환율 폭등을 주도했던 역외세력의 최근 태도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은행의 3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ㆍ57)는 2월보다 14포인트나 올라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호전시킨데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일부 수출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등 수출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실물 쪽에서도 변화 조짐은 감지된다. 우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최근 들어 감소폭을 줄이는 것이 눈에 띈다. 여전히 30%대인 수입 감소율에 비해 수출은 2월 18% 감소에 그쳤다. 고환율 덕택이라는 평가도 많지만 10년전 외환위기 극복의 일등 공신이었던 수출이 추락세를 멈춘다면 결정적 호재임에 틀림 없다.

생산과 소비 지표들도 플러스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서 2월 제조업 생산은 전달보다 6.8% 증가하며 1월(1.6%)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재고도 4.5%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4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고 소비재 판매도 전달보다 5% 증가했다. 특히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던 경기선행지수가 플러스(0.5%포인트 상승)로 돌아선 것은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ㆍ금융경제 연구부장은 "적어도 급락세는 진정됐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여전한 '적신호'들

1월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2월 각종 산업활동 규모는 설 연휴가 1월에 끼어 2월 영업일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덕이 크다. 지난해에는 반대로 2월에 설이 끼었던 터라 1년 전과 비교하는 증감율 통계에 착시현상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올 1,2월 통계를 평균해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는 게 정확하다고 본다. 실제 생산 지표인 2월 광공업생산(-10.3%)은 1월(-25.5%)보다 감소폭을 크게 줄였으나 1,2월 평균(-17.9%)은 작년 12월(-18.7%)과 큰 차이가 없다. 소비 지표인 소비재판매 역시 1,2월 평균(-4.7%)은 12월(-4.5%)보다 오히려 악화됐다.

투자 지표이자 경기 선행지표인 설비투자와 국내 기계수주가 각각 21.1%, 28.8% 감소한 것도 기업들이 아직 투자에 관심이 없음을 보여준다.

경기에 선행하는 금융시장 역시 지금보다는 좀 더 의미 있는 호전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령 코스피지수의 경우, 지루한 1,000~1,200 박스권을 벗어나 적어도 1,300선 위로는 올라가야 경기회복 신호로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고용의 침체. 안정적 수입이 없이는 소비도 투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작년 12월부터 3개월째 감소폭을 키우고 있는 월별 신규 취업자 수 규모는 향후 경기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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